라인야후, 日당국에 "당장은 네이버와 자본관계 청산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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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가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당장 청산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1일 일본 당국에 전달했다.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요인으로 거론되던 라인야후 사태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이날 라인야후는 주무 부처인 일본 총무성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모회사인 A홀딩스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A홀딩스 주주인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에 의뢰했다"며 "다만, 현 상황에서 양사 간에 단기적인 자본 이동이 곤란하다는 인식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사 모두 협력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라인야후도) 논의가 진전되도록 계속 노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LINE)'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주식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합작법인 A홀딩스가 약 64%를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50%다.

앞서 총무성은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지난 3월과 4월 라인야후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하면서 사이버보안 강화와 함께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었다.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제3자의 부정한 접근이 있었고, 개인정보 51만여 건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 데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총무성의 행정지도 이후 라인야후 측은 일본 측 모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네이버의 지분을 사들이는 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한국에선 "일본이 네이버의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기야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개선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단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라인야후가 이번 보고서에 자본 관계 재검토 완료 목표 시한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지분 인수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간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하기에 단기적으로 매각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일본 라인야후 사태가 심화된 가운데 경기 성남시 분당구 라인플러스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네이버 일본 라인야후 사태가 심화된 가운데 경기 성남시 분당구 라인플러스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네이버 시스템 내년 3월까지 분리"   

한편 라인야후는 이번 보고서에 네이버와의 네트워크 및 업무 분리 계획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내년 3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다. 또 해외 자회사와 네이버 간 시스템 분리는 2026년 3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시한인 2026년 12월보다 9개월 앞당기는 것이다. 앞서 라인야후는 지난달 28일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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