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쟁자였던 저지 vs 오타니, 동반 MVP 향해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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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런 저지(32·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2년 전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역대급' 경쟁을 펼쳤다.

시즌 31호 홈런을 때린 에런 저지. AP=연합뉴스

시즌 31호 홈런을 때린 에런 저지. AP=연합뉴스

저지는 당시 홈런 62개를 터트리면서 팀 선배 로저 매리스가 1961년 남긴 아메리칸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61개)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또 금지 약물의 도움을 받지 않은 타자로는 역대 3번째로 한 시즌 60홈런을 돌파했다. 타율 0.311 1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1까지 기록한 '역사적인' 시즌이었다. 저지는 결국 그해 MVP에 올랐다.

당시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오타니는 저지의 유일한 경쟁자였다. 타자로 홈런 34개와 95타점을 기록하면서 투수로도 15승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19개를 해냈다. 그가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2021년과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었다. 그런데도 62홈런의 상징성에 밀려 MVP를 놓쳤다. 역대 가장 아까운 이인자 중 하나였다.

그 후 2년이 지난 올해 저지와 오타니는 또다시 정규시즌 MVP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타니가 내셔널리그의 다저스로 이적한 뒤라 이들이 또 한 번 트로피 하나를 놓고 맞붙을 가능성은 사라졌다. 오히려 두 '괴물'이 양대 리그 MVP를 나눠 가질 공산이 크다.

저지는 1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31호 홈런을 터트렸다. 독보적인 MLB 전체 홈런 1위다. 현지 시간으로는 이날이 6월의 마지막 날이라 월간 타율 0.409 11홈런 37타점 OPS 1.378을 기록하게 됐다. 그는 지난 5월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로 뽑혔는데 6월에도 2회 연속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심지어 2년 전의 62홈런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수도 있는 페이스다. 양키스 구단 역사상 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은 1961년 매리스와 2022년 저지가 남긴 33개였다. 저지가 전반기 남은 12경기에서 홈런 3개를 더 치면 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시즌 26호 홈런을 친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시즌 26호 홈런을 친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오타니도 내셔널리그 MVP 자리를 예약해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26호 홈런을 때려내 내셔널리그 홈런 1위를 질주했다. 양대 리그를 합해도 저지에 4개 차로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1일 경기에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미 타율 0.309 12홈런 24타점 OPS 1.165로 무시무시한 6월을 보냈다. 월간 홈런 수는 저지보다 하나 더 많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지난달 29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오타니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에 이어 내셔널리그 MVP까지 수상하면 프랭크 로빈슨(1961년 내셔널리그·1966년 아메리칸리그)에 이어 역대 두 번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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