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로'…"비전과 품격있는 당대표 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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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를 넘어서는 소프트웨어 혁신’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2주년 간담회 열어 #"청계천 보다 소소한 일상의 변화가 더 가치"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일상생활과 밀착된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추진해 시민 삶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프로젝트나 시설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시정은 ‘소프트웨어 혁신’을 중심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프트웨어 혁신’이 삶을 바꾸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한 마디로 ‘일상혁명’”이라고 정의했다.

1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1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오 시장이 소프트웨어를 강조한 것은 청계천 복원이나 버스전용차로 개편 같은 물리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용자 100만명을 넘긴 ‘손목닥터 9988’이나 정원도시·건강도시 사업이 청계천만 못 한가”라며 “소소해 보이는 게 청계천 변화보다 더 가치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드웨어 발전 없는 소프트웨어 변화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시민 안전과 관련한 하드웨어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벌써 대권 운운은 도리 아냐"   

오 시장은 자신의 역점 사업인 안심소득의 우수성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내놓은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궤변 중에 백미”라며 “정책 우수성, 효과성, 가성비를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안심소득은 소득별로 차등 지급하는 반면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국가주의 논란을 빚은 광화문광장의 100m 높이 국기 게양대 설치와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비판에는 귀를 열겠다”며 “조만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1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마른 수건 짜듯 건설원가 낮출 부분 찾고 있어" 강조

그는 최근 젊은 공무원 공직 이탈이 늘어난 것과 관련 “서울은 지방보다 물가도 비싸 (공무원) 급여로 하루하루 생활하는 것이 풍요롭지는 않을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에 (보수와 관련된) 지역적인 재량을 달라고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등을 통해 우수 공무원 이탈을 막겠다는 얘기다.

오 시장은 최근 건설원가 급등으로 인한 주택 공급 부진과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건설원가 중 낮출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마른 수건 쥐어짜듯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105층 랜드마크 1개 동에서 55층 2개 동으로 낮춰 짓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계획 변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새 계획은 기존 계획과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며 “계획을 세웠으면 그에 걸맞은 공공기여를 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임기 후반기 주요 미션으로 ▶불평등 해소 ▶교통체계 혁신 ▶저출산 극복 노력 등을 꼽았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대권 도전과 관련해 오 시장은 “서울시장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 벌써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에 도리가 아니다”라며 “늘 어느 자리에 가냐가 아니라 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높은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더 낮은 곳에서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둔 것과 관련해 “비전과 품격이 있는 당 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면서 “약자와 동행을 최우선 비전으로 삼고 실행하겠다는 분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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