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 피자빵’ 노려라, K성장주는 여기서 나온다 [머니랩 라운드테이블②]

  • 카드 발행 일시2024.07.02

머니랩

🏅머니랩 라운드테이블

월가에서 가장 권위 있는 투자 전문지로 꼽히는 배런스(Barron’s)는 매년 수차례 투자 전망과 수익률 면에서 우수했던 전문가들을 초청해 라운드테이블을 연다. 전설적인 투자 구루 피터 린치도 멤버였다. 그는 이 라운드테이블을 ‘주말의 골칫거리’라며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정성 들여 독자와 소통하는 자리였다는 의미다.

중앙일보 머니랩이 국내 투자 전문가들을 모아 한국판 ‘라운드테이블’을 선보인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겸 CIO, 최준철 VIP자산운용 CEO,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CIO(가나다순)가 한자리에 앉았다.

이들은 업계 수많은 전문가 중에서도 자신만의 뚜렷한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꾸준히 높은 성과를 올려 온 국가대표급 펀드매니저들이다. 가치주부터 성장주까지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진 4명의 전문가는 3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라운드테이블은 총 3회에 걸쳐 연재된다. 첫 라운드는 최근 엔비디아로 달아오른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주식’에 대해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인사이트를 담았다. 이어 2~3회 라운드에선 각각 ‘한국의 성장주’, 개미들의 관심 이슈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거침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머니랩 라운드테이블①] “엔비디아 더 간다? 글쎄요” 투자 전문가 갈아탄 ‘AI주’

한국 증시에 대한 냉소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선 이미 믿음이 된 분위기다.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 순’이란 자조가 격언처럼 회자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대표 성장주들은 몇 년째 부진하고, 인기몰이를 하던 2차전지 주가도 올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 등으로 국가의 성장이 끝나간다는 위기감마저 엄습하고 있다.

하지만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주식 투자 경력 28년 동안 한국이 위기가 아닌 해가 없었다”고 말한다. 어렵고 막막해 보여도 투자의 기회는 늘 있었다는 말이다.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은 늘 나타난다. 올해만 해도 방산(방위산업)과 조선, 식품 등 크게 오른 한국 주식이 많다. 불닭볶음면 등 ‘K라면’ 수출 열풍에 삼양식품은 올 들어 200% 넘게 오르며 엔비디아(170%)보다 더 올랐다.

머니랩 라운드테이블 두 번째 주제는 ‘성장’이다. 한 발짝, 아니 반 발짝만 앞서 생각해도 성공한 투자에 가까워진다. 네 명의 참석자는 투자할 만한 한국의 성장산업과 지금 공부해 둘 기업에 대해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부터, 대중국 규제라는 큰 기조 속에서 수혜받을 기업, K뷰티와 K식품에 이어 트렌드를 주도할 산업 등이다.

참석자 소개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목대균 : 대학교 시절 투자 동아리를 시작으로 대우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을 거쳐 KCGI자산운용에서 운용총괄대표(CIO)를 맡고 있다. 투자스타일을 요약하면, 글로벌에서는 성장주, 국내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가치주 투자를 선호한다. 국내에서는 저평가된 기업의 숨겨진 가치에 주목하고, 불투명한 거버넌스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전략을 구현한다. 종목 선별에 있어서는 국내외 모두 퀀트(정량적 분석모델)를 접목하여 투자후보를 찾고, 깊게 공부해 투자하고 있다.

민수아 :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CIO 겸 CEO다. LG화재에서 주식운용을 시작해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까지 약 26년간 주식 투자를 해왔다. 투자철학은 국내든 해외든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자’다. 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아래부터 훑는 ‘바텀업’ 방식으로 중·소형주에 많이 투자해 왔다. IMF외환위기 때 전임자들이 나가며 100개 종목이 담긴 펀드를 물려받게 됐는데, 그 기업들을 모두 탐방하며 주식운용을 배운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준철 : VIP자산운용 창업자이자 CEO다. 처음 주식을 시작한 건 1996년 대학교 1학년 때부터다. 대학교 졸업 직전 동창이었던 김민국 대표와 VIP자산운용을 창업해 21년째 운용업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론 가치투자자이지만 GARP(Growth at reasonable price), 즉 적정 가격에 거래되는 장기 성장주에 투자한다. 소비재 분야 전문가로, 소비자의 새로운 선호가 생기는 제품이나 내수에서 해외로 확장해나가는 종목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다.

한상균 : 쿼드자산운용에서 부사장 겸 CIO를 맡고 있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미래에셋 홍콩법인, 싱가포르 헤지펀드, 일본계 스팍스 자산운용을 거쳐 쿼드자산운용에 CIO로 합류했다. 기본적으로 성장주를 좋아하지만, 최 대표처럼 GARP식 장기투자 스타일이다. 기업의 3~5년 후 미래를 그리며 적정 가치가 계산되면 투자 원칙에 따라 주가가 빠지면 추가로 매수하고 갭이 줄어들면 차익실현을 하는 매매를 한다. 그래서 1년매매회전율은 70%지만, 보유종목 회전율은 30%미만이다.

오른쪽부터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CEO,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CIO, 최준철 VIP자산운용 CEO. 김경록 기자

오른쪽부터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CEO,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CIO, 최준철 VIP자산운용 CEO. 김경록 기자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전통 성장주’가 주가도 부진하고 전망도 어두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