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 잘 놀았어요" 믿었는데…어린이집 CCTV 충격 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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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캡처

사진 YTN 캡처

경기 양주의 한 어린이집 교사들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세 살 배기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초 경기 양주에 있는 한 어린이집 3세 반에서 벌어졌다.

이날 공개된 CCTV 영상에는 교사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학대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한 교사는 앉아 있는 아이를 밀어 넘어뜨린 뒤 바닥에 굴리는가 하면 아이가 낮잠 시간에 잠이 들지 않자 온몸으로 힘껏 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아이 머리와 얼굴을 여러 차례 손으로 때리기까지 했다.

이러한 사건 정황은 어린이집에 갓 입사한 교사가 학부모에게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솔직히 처음에는 못 믿었다"며 "항상 웃으면서 '어머니 오늘 잘 놀았어요' 했던 선생님이 그렇게 뒤에서는 머리를 때리고 그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주 멍이 들어 오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도 해 걱정했는데 이제야 원인을 알게 됐다며 분개했다.

다른 피해 아동의 할머니는 "최근 (손자가) 계속 밤에 깨서 한 번씩 한참 동안 경기하듯이 일어났다"며 "잠도 못 자고, 또 물건 같은 것을 막 집어 던졌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이런 학대가 적어도 몇 년 동안 이어진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데, 가해 교사로부터 "2년 전부터 그랬다"는 실토를 받았다는 학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부모들은 "고작 열흘 일한 교사도 아는 사실을 원장이 몰랐을 리 없다"며 은폐나 방조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은 "가해 교사들을 모두 퇴직시켰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어린이집 CCTV를 압수, 구체적인 학대 상황과 횟수 등을 파악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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