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차사 동작대교 승강기 왜 안 오나 봤더니…"이젠 촬영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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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신부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동작대교 남단 엘리베이터엔 최근 ‘엘리베이터 이용 에티켓’이라며 “엘리베이터를 붙잡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곳이 예비부부 사이에서 웨딩 촬영 장소로 인기를 끌면서 승강기를 붙잡고 사진을 찍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리 원통형으로 된 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탁 트인 한강 전망이 배경으로 잡힌다는 장점이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블로그 등엔 ‘동작대교 웨딩 스냅(순간 포착)’과 같은 글도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한편에선 불만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는 “동작대교 못 지나가게 하길래 드라마 촬영하는 줄 알았더니 웨딩 스냅을 찍고 있었다” “러닝(달리기) 하다 봤는데 좁은 장소에서 촬영 인원들이 길막(길을 막음)하고 있었다” “엘베(엘리베이터) 잡고 웨딩 사진 찍는 모습을 지나갈 때마다 봤다” 등과 같은 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SNS에 “웨딩 스냅 찍던 사진작가가 촬영 중이라며 (엘리베이터를 못 쓰게 하고) 계단을 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미래한강본부 측은 에티켓 관련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에 부착했다. 현장 계도에도 나섰다고 한다.

웨딩 스냅을 주로 찍는 한 스튜디오 측은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작대교 엘리베이터 촬영이 금지된 내용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진짜 적당히 합시다”라며 “동작대교 인기가 많아지면서 몇몇 이기적인 사람들이 생긴 거 같다. 이 엘리베이터는 공공시설인데 본인들이 대관한 것처럼 엘리베이터를 잡고서 촬영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적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사진작가들이 공공시설을 본인만의 촬영 스튜디오로 이용하면 모든 곳이 촬영금지 장소가 될 것”이라며 “시민 모두가 쓰는 장소니 배려와 존중을 하며 촬영하자”고 당부했다. 이 스튜디오 측이 이런 내용을 담아 올린 영상은 1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126만 회 넘게 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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