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도 "너무 고생"…섹시한 피부 욕망이 부른 충격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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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대 피부암 바로 알기  

기저세포암 눈·코·입 주로 생겨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악성’
지름 6㎜ 이상이면 암 위험 높아

야외 활동으로 햇빛 속 자외선 노출량이 늘어나는 여름에는 피부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자외선이 피부 세포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해 피부 노화를 촉진하면서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최근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오존층 면적은 줄면서 누적 자외선 노출량이 늘어나 국내서도 피부암 환자가 느는 추세다. 나이가 들어 얼굴에 생긴 검은 반점이 피부암일 수도 있다. 한국인에게 흔한 피부암의 종류와 점과는 다른 피부암의 특징,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외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피부에 집중된다. 자외선은 피부 색소세포를 자극해 기미·주근깨·검버섯 같은 반점을 만든다. 또 피부 속 수분을 없애고 콜라겐·엘라스틴 등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섬유를 파괴한다. 피부 세포 속 유전자(DNA)를 변형시켜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거칠어지고 암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라고 말했다. 자외선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다. 특히 자외선 B는 피부 DNA에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해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폭염으로 자외선 노출량이 증가하면서 피부암 발생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 지난해 호주의 40대 여성은 SNS로 10대 때 태닝을 즐기다가 세 종류의 피부암에 걸렸다고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울버린 캐릭터로 유명한 영화 배우 휴 잭맨 역시 피부암으로 투병했다.

자외선,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
한국인에게 흔한 3대 피부암은 ▶기저세포암(BCC) ▶편평세포암(SCC) ▶흑색종(Melanoma)이다. 가장 흔한 피부암인 기저세포암은 햇빛 노출 부위인 눈·코·입 주위에 많이 생긴다. 대개 20~50년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생하는데 점과 달리 약간 파랗거나 잿빛을 띤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철우 교수는 “기저세포암은 직업적 야외 활동으로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보다 간헐적으로 짧게 과다 노출되는 경우에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둘째로 많이 발생하는 피부암인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과 마찬가지로 자외선 노출이 주된 위험 요소다.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백진옥 교수는 “자외선 누적 노출량이 많을수록 편평세포암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자외선이 각질 세포에 있는 암 발생 유전자의 DNA를 변형시켜 암 생성을 유발한다. 얼굴 윗부분이나 팔, 손등 등에 잘 생긴다.

특히 햇빛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 불그스름한 피부 병변인 광선각화증에서 편평세포암으로 진행한다. 광선각화증 병변 개수가 20개 이상으로 많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편평세포암 발생 위험이 11배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외에도 HPV 감염, 면역억제제 치료 등도 편평세포암 위험을 높인다.

피부암 중에서 악성도가 높은 흑색종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이돼 생긴다. 멜라닌 세포가 적어 피부 전체가 취약한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포함한 동양인은 손·발바닥이나 손발톱 밑 등 신체의 끝 부분에 생긴다. 한국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단 흑색종은 자외선 노출보다는 외부 자극이나 압력 등이 흑색종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한다. 주로 경계가 불규칙하면서 비대칭인 점 형태나 손발톱에 까만 선 형태로 나타난다.

선크림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효과
내 몸에 있는 검버섯·점 등이 피부암인지 살피려면 ‘ABCDE 관찰법’을 적용해 보는 것이 좋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노미령 교수는 “피부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암세포가 점점 증식하면서 병변이 커지거나 모양이 변하지만 발생 부위가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고말했다. ABCDE 관찰법은 ▶비대칭성(Asymmetry) ▶경계 모호성(Border) ▶색깔(Color) ▶지름 크기(Diameter) ▶변화(Evolution) 등을 살피는 피부암 감별법이다. 검버섯·점 등을 반으로 갈랐을 때 양쪽 모양이 대칭을 이루지 않거나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색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고 크기가 지름 6㎜ 이상이면 피부암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특히 병변이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 등 변화가 있다면 피부과 진료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암 예방을 위해선 자외선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햇빛 등 피부 자극에 예민한 소아·청소년 시기에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도 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피부암의 80%는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출할 땐 얼굴은 물론 팔다리·목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는 충분한 양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플러스가 많고 숫자가 클수록 우수하다. 다만 자외선 차단제(선크림)는 땀·물 등에 쉽게 지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단 효과도 떨어진다. 아침에 한 번만 바르기보다는 2~3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피부 보호에 유리하다. 물놀이할 때는 물에서 반사되는 반사광만으로도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어 자외선 차단제를 더 꼼꼼하게 자주 발라야 한다. 장시간 야외 활동 시에는 긴소매나 양산·모자·선글라스 등을 활용해 자외선 노출을 줄여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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