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잡아먹는 ‘불 트랩’ 경고…엔비디아 탈 때 이 숫자 보라

  • 카드 발행 일시2024.07.01

📈강남규의 머니 스토리

그것은 버블에 대한 오해다.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에이드리언 쿠퍼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기자와 한 인터뷰 자리에서다.

쿠퍼가 말한 “그것은” 인공지능(AI)의 경제적 효과와 버블의 관계다. 그는 “AI의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주가 급등이 버블이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버블에 대한 오해라는 얘기다.

쿠퍼가 예로 든 역사적 사례는 닷컴 거품이었다. “인터넷이 생산성 향상 등 경제적 효과가 큰 것은 분명했다”며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급등한 인터넷 주가는 버블이었고, 결국 파열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엔비디아 논쟁

쿠퍼의 말은 금융버블 이론가인 고(故) 찰스 킨들버거(1910~2002년) 전 미국 MIT대 교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는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등에서 “기술의 경제적 효과가 뛰어나다고 거품 주가가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찰스 킨들버거. MIT대 박물관

찰스 킨들버거. MIT대 박물관

쿠퍼와 킨들버그 말은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 주가를 놓고 월가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을 곱씹어 보게 한다. 바로 ‘일시적 조정’ vs ‘버블 붕괴의 징후’ 사이 논쟁이다.

양쪽의 논쟁은 해묵은 이슈다. 하지만 AI 대표 종목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2024년 6월 18일 전후 보인 조정을 계기로 논쟁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다.

엔비디아 종가는 135달러 선에서 123달러 선으로 내렸다. 정점에서 8% 정도 미끄러졌다. 논쟁이 벌어지기 딱 좋은 하락 폭이다. 반등과 추가 하락이 모두 가능한 지점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고점에서 20% 정도 빠졌다면, 월가 플레이어들이 말하는 ‘기술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 하락 폭은 일시적 조정으로 볼 수도 있다.

일시적 조정이라고 주장하는 쪽은 “AI의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엔비디아 미래 가치와 견줘 최근 급등이 지나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버블론자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엔비디아 주가는 2021년 이후 8배 정도나 뛰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2배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