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폐관했는데 상인과는 '협의 중'…광주 유스퀘어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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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 내 금호아트홀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 내 금호아트홀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의 대표적인 복합문화시설인 유스퀘어문화관(이하 유스퀘어)이 개관 15년 만에 문을 닫았다.

30일 금호고속 등에 따르면 2009년 5월 29일 개관한 유스퀘어가 이날 공식 폐관했다. 광주종합터미널이 포함된 유스퀘어 부지를 인수한 광주신세계의 백화점 확장 계획과 맞물린 결정이다. 15년 전 광주종합터미널과 광주신세계백화점 사이에 문을 연 유스퀘어는 전체면적 2만5121㎡(약 7600평)에 공연장과 갤러리, 영화관, 식당 등을 갖춘 6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절반 이상 가게만 ‘합의’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 내 영화관 CGV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 내 영화관 CGV의 모습. 황희규 기자

유스퀘어 운영 중단에 따라 클래식 공연장인 ‘금호아트홀’과 가변형 공연장 ‘동산아트홀’, 전시실 ‘금호갤러리’ 등이 폐관하며, CGV 영화관은 12월까지 운영한다.

유스퀘어 운영주체인 금호고속은 “문화관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금호고속은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스퀘어의 철거시점 등은 상가 임차인들과 폐관 관련한 보상 및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유동적인 상황이다. 유스퀘어 문화관에 입점한 20여개의 음식점과 카페 중 절반 가량만 금호고속 측과 협의가 이뤄졌고, 나머지는 협의 중이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협의를 마친 가게 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임차인들과의 협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고속 “6월 30일자 계약 해지”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에 입주한 식당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에 입주한 식당의 모습. 황희규 기자

금호고속과 임차인들과의 갈등은 지난 3월 시작됐다. 당시 금호고속은 임차인들에게 ‘6월 30일 자로 임대차 계약을 중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입점 상인들은 금호고속 측의 통보에 반발했다. 특히 “임대차 계약서 중 ‘30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보하고 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다’라는 조항에 불공정 요소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위가 상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금호고속은 해당 조항을 ‘5개월 이상 전에 임차인에게 공지 및 공사 관련 사항을 협의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수정했다.

유스퀘어에 입점한 한 식당 관리자는 “5년 넘게 일한 직원 모두가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됐다”며 “가게가 이전할지 폐점할지도 결정되지 않아 하루하루가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광주신세계, 4700억원에 유스퀘어 매입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의 모습. 뉴스1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유스퀘어 문화관의 모습. 뉴스1

앞서 광주신세계는 지난 3월 금호고속으로부터 유스퀘어 문화관과 터미널 부지의 토지·건물, 터미널 사업권을 4700억원에 매입했다. 터미널 사업권은 7월 1일 광주신세계가 양수받더라도 ‘마스터 리스’(책임 임차) 방식으로 금호고속이 위탁 운영키로 했다. 마스터 리스는 건물 전체를 특정 임차인이나 전문 업체가 장기 임대하는 방식이다. 마스터 리스 기간은 ‘4+1’년이며, 4년 혹은 5년 뒤에 광주신세계가 운영권을 회수하거나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문화관 위치에 백화점 확장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광주신세계 백화점과 유스퀘어 문화관의 모습. 사진 광주신세계

광주광역시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 문화관이 30일을 끝으로 개관 15년 만에 폐관한다. 사진은 광주신세계 백화점과 유스퀘어 문화관의 모습. 사진 광주신세계

광주신세계는 현재의 백화점을 세 배 이상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유스퀘어 부지를 매입했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 ‘신세계 아트 앤 컬처(가칭)’에는 쇼핑 시설과 갤러리, 대형 서점, 옥상 공원, 루프탑 레스토랑, 펫 파크 등이 들어선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530여개인 입점 브랜드를 1000여개로 확대하는 등의 사업 계획안을 빠르면 7월 중으로 광주시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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