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성심당 말고 우리도 있다"...동구는 빵집 지도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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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대표하는 빵집 성심당의 인기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자치단체가 성심당을 활용한 홍보활동에 나섰다.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마스코트 넙죽이. 연합뉴스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마스코트 넙죽이.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브랜드숍은 최근 성심당 대표 제품인 튀김소보로를 들고 있는 '넙죽이' 키홀더 신상품을 출시했다. 넙죽이는 타원형 얼굴에 무표정한 눈빛의 캐릭터로 KAIST의 대표 마스코트다. 상품 설명에는 ‘KAIST 본원이 위차한 대전은 사실 성심당으로도 유명하다’며 ‘빵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손님이 늘어선 줄도 끝이 없는데 우리 넙죽이는 운 좋게 빵을 들고 있다’고 적혀 있다. KAIST 관계자는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성심당 인기에 힘입어 KAIST도 알려보자는 차원에서 키홀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KAIST 넙죽이, 지질자원硏 유튜브 제작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13일 공식 유튜브에 ‘대전에는 성심당 말고 지질박물관도 있다’는 내용의 콘텐트를 올렸다. 대전 시내 전경 사진을 배경으로 고양이 두 마리를 합성한 뒤 최근 유행하는 고양이 밈(meme)을 이용,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제작했다.

유튜브를 보면 털이 노란색인 고양이가 “이번에 대전 여행 가셨다면서요? 어디 갔다 오셨어요?”라고 묻자 진갈색 고양이가 “성심당하고… 성심당 부띠끄… 성심당 DCC…”라고 대답한다. 노란색 고양이가 펀치를 날리면서 응징하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 이 유튜브는 게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000회를 넘기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출입구에 성심당 DDC점 주차를 안내하는 간판이 설치됐다. 연합뉴스

대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출입구에 성심당 DDC점 주차를 안내하는 간판이 설치됐다. 연합뉴스

관련 업계에서는 대전이 전통적으로 ‘과학도시’라는 이미지를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성심당’이라는 브랜드가 도시를 대표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이를 활용한 홍보 전략이 통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객 몰리면서 연구기관들 '회차 안내'에 진땀 

성심당 빵과 케이크를 사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빵집 인근 연구기관이 성심당 역할을 대신하는 일도 발생했다. 성심당 DDC점 인근에 있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특구 내 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이지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고객이 몰리면서 회차를 안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개발특구는 올해 초 건물 입구에 주차 차단기를 설치하고 성심당 DCC점 주차장 위치를 안내하는 간판을 세우기도 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측은 "성심당 덕분에 대전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 동구는 원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빵집 58곳을 소개하는 빵집 지도를 제작했다. [사진 대전 동구]

대전 동구는 원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빵집 58곳을 소개하는 빵집 지도를 제작했다. [사진 대전 동구]

대전 동구는 성심당을 활용해 지역의 빵집을 소개하는 지도를 발행했다. 성심당 대전역점을 시작으로 동구 원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빵집 58곳을 소개하는 지도로 각 빵집의 대표 빵을 지도에 그렸다. 지도에는 일반 지도에 나타나지 않은 관광명소도 함께 담았다.

대전 동구, 원도심 빵집 소개하는 지도 만들어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기존의 정형화된 관광지도는 활용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 빵 그림을 수록해 보관하고 싶은 지도로 제작했다”며 “빵을 좋아하는 국민이 동구 산책길과 여행길에서 펼쳐볼 수 있는 지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세종연구원 주혜진 책임연구원의 저서 [대전은 왜 노잼도시가 되었나]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는 대전시 중구 성심당 본관(41만2364건)으로 집계됐다. 대전 중구 대전오월드(동물원)가 35만4567건으로 2위, 성심당 DCC점이 24만574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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