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도난 피해를 입었을 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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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호 31면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지난주 축구 경기 관람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축구장에 갔다. 축구장 밖 거치대에 자전거를 세우고 앞바퀴를 난간에 고정해 자물쇠를 걸어둔 후 경기장에 입장했다.

자전거를 밖에 두고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문득 만약 내가 지금 영국에 있다면 절대 똑같이 행동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자물쇠를 걸어둔다 해도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축구 경기장 앞에 자전거를 둔다는 것은 영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도난의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에서도 범죄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범죄 중 도난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전거는 매우 쉽게 중고로 팔 수 있고, 도주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좀도둑의 표적이 되기 쉽다.

물론 한국에서도 자전거 도난이 많이 발생한다. 오죽하면 “카페에 둔 노트북은 내버려 두면서 자전거는 훔쳐 가는 한국”이라는 말이 생기기까지 했을까. 하지만 한국의 자전거 도난 범죄 수는 영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한국에서 도난당한 자전거 수는 1만3377대다. 반면 2021년 기준 영국 내 런던에서만 도난당한 자전거 수는 2만1172대다. 2021년 런던에서는 자전거 포함 전체 절도 사건이 총 18만2808건 발생했고, 범죄 통계 사이트 crimerate.co.uk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인구 1000명당 106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이 중 상당수가 강력 범죄였다. 따라서 영국 같은 나라를 여행하는 경우 항상 주변을 주의 깊게 살피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범죄 신고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에서는 모든 범죄 행위를 ‘crime’이라고 한다. 범죄 피해를 보면 “범죄를 신고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경찰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영어로 “I would like to report a crime”이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 물건을 훔쳐갔다면 “내 ○○○이 도난당했습니다”라고 명확히 말해야 한다. 이때 쓸 수 있는 표현은 “My ○○○ has been stolen”이다. 영국식 영어로 ‘mugged’라는 표현도 쓸 수 있다.

만약 길거리에서 소매치기를 만났을 경우 말 그대로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로 ‘pickpockets’라고 한다. 런던 주요 거리나 기차역 등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경고 표지판에서 ‘Warning: Pickpockets operate in this station’이라는 문구를 종종 볼 수 있다. 영국 여행을 할 때는 소매치기에 대비해 항상 소지하는 가방의 지퍼를 잠그고 휴대폰이나 지갑은 주머니에 넣고 그 위에 손을 올려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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