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미분양 10개월째 증가…수도권 매매거래만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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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서울 시내의 한 미분양 아파트 분양 사무소 앞에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시내의 한 미분양 아파트 분양 사무소 앞에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0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를 다 지었는데도 팔리지 않는 주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1만3230가구로 전월(1만2968가구)보다 2.0%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째 늘고 있는 데다 지난달 악성 미분양 규모는 2020년 11월(1만4060가구)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크다.

악성 미분양이 많이 쌓인 곳은 경남(1793가구), 대구(1506가구), 전남(1354가구), 부산(1308가구) 등이다. 서울도 지난달 539가구로, 2014년 7월(558가구)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전국 미분양 주택도 7만2129가구로 집계돼 4월보다 0.2% 늘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 수도권 1만4761가구, 지방 5만7368가구로 지방 미분양 물량이 전체의 79.5%를 차지한다. 지난달에는 대전(+1221가구), 부산(+930가구), 인천(+651가구)에서 미분양 규모가 크게 늘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만7436건으로, 전월(5만8215가구) 대비 1.3% 감소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서울 등 수도권 거래량은 크게 늘고, 지방은 감소하는 등 양극화 양상이다.

수도권 매매 거래량은 2만7603건으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서울은 8445건으로 전월 대비 6.9%나 늘었다. 이 중 아파트 거래가 5182건으로 전월보다 7.1%,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9.3%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5000건대로 올라선 것은 2021년 8월(5054건)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3월 이후 14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매수세가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지방은 지난달 매매 거래량이 2만9833건으로 전월(3만1091건) 대비 4.0% 감소했다. 이 같은 거래량은 지난 5년간 동월 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약 22% 감소한 수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은 미분양 주택 문제로 집값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세제 산정 시 주택 수를 제외하는 조치(1월)와 지방 미분양 매입을 위한 CR리츠의 취득세 중과 배제 조치(3월)를 발표한 바 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CR리츠 미분양 매입을 위한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며 “앞으로도 주택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과제들을 지속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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