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누리는 철도] 고속철도 차량과 정비 기술 첫 수출 쾌거,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와 업무협약 맺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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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희 코레일 사장(왼쪽)이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나르쥴라이프 주라프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사장과 ‘코레일-우즈베키스탄 철도 운영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한문희 코레일 사장(왼쪽)이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나르쥴라이프 주라프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 사장과 ‘코레일-우즈베키스탄 철도 운영사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대한민국이 고속철도 차량·정비 기술을 해외 시장에 처음 수출했다. 프랑스 테제베(TGV)를 국내에 수입해 고속철도를 개통한 지 20년 만의 일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UTY)와 업무협약을 맺고 KTX 유지보수 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첫발을 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코레일은 지난해 9월 고속철도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과 함께 ‘코리아 원팀’을 구성, 우즈베키스탄 철도공사가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철도 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코리아 원팀은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이음 6대, 총 42칸을 우즈베키스탄 철도 환경에 맞게 개량해 공급하고, 이후 42개월간 유지보수 사업을 수행하며 기술을 전수하게 된다.

이번 수주는 고속철도 차량을 단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KTX 운영사인 코레일의 유지보수 기술을 결합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첫 사례로 더욱 의미 있는 성과라고 코레일 측은 평가했다. 정부도 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KTX ‘첫 수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2011년부터 고속철도를 운영 중인 우즈베키스탄은 외국의 차량 제작사가 고속열차 유지보수를 독점 시행해 기술 자립이 어려운 구조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5년 개통 예정인 신규 고속철도 노선에 달릴 열차는 차량과 정비 사업을 묶어서 제공하는 코리아 원팀을 선택했다. 고속철도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코레일을 통해 자체 유지보수 기술력 확보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은 지난 2004년부터 KTX를 운영하며 고속철도 운영과 운행안전, 유지보수 등 각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해왔다. 특히 프랑스 철도공사(SNCF)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한국형 고속철도 기술의 자립을 이뤄냈으며, 해외에 유지보수 기술을 수출할 정도의 역량을 키웠다.

한편 이번 사업을 통해 코레일은 과거 중고 철도차량 수출이나 컨설팅 분야 위주로 진행했던 해외사업의 영역을 넓혔고, 향후 고속철도 차량기지 건설 등에 참여할 기회도 갖게 됐다.

대한민국 철도 산업계 전체로 봤을 때도 부품 국산화율이 87%에 달하는 KTX-이음과 동종 모델의 해외 첫 수출로 국내 부품공급사가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한국형 고속열차의 수출 실적을 쌓을 수 있어 향후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더욱 탄탄히 다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고속철도 기술 수출의 첫 단추가 될 이번 사업을 통해 K-철도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닦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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