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흘 연속 오물풍선 도발…합참 “이러면 대북 확성기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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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군 당국은 27일 북한이 쓰레기를 담은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면 대북 심리전 수단인 전방 지역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이 사흘 연속으로 오물 풍선을 살포했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실장은 “북한에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 확성기를 그동안 중지하고 있던 상황”이라면서 “만일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잇따라 살포하던 지난 9일 접경지역에서 고정식 확성기 일부로 대북 방송을 틀며 맞대응에 나섰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건 6년 만의 일이다. 그 뒤 군은 대북 확성기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대북 확성기는 북한 사상을 흔들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심리전 수단으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 24~26일 사흘 연속으로 대남 오물 풍선을 띄웠다. 사흘간 살포 규모는 350여 개→250여 개→180여 개로, 차차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26일 밤 남쪽으로 살포한 오물 풍선은 180여 개이며, 이 중 70여 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낙하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의 목적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과정 중)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능력(MIRV)을  확보하는 것이었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공중폭발해 파편으로 흩어졌기 때문에 실패였다는 우리 군의 분석을 ‘여러 개의 탄두가 분리된 것’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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