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군에 간 문동주…김경문 감독 "단단해져서 돌아오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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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1)가 호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9.14에 이르는 부진 끝에 올 시즌 두 번째로 2군에 갔다.

지난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7실점으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지난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7실점으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김경문 한화 감독은 27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문동주는 전날(26일) 두산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가 4이닝 동안 안타 8개(홈런 1개)와 볼넷 4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고 7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는데 제구가 안 돼 두산 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6.92까지 치솟았다.

개인 4연패다. 문동주는 지난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11피안타 4실점,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했다.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8피안타 4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간신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지만, 26일 두산전에서 다시 5회도 못 넘기고 7점을 빼앗겼다. 흔들리는 문동주를 묵묵히 지켜보던 김경문 감독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문동주는 지금 우리 팀에서 무척 비중이 큰 선수다. 어린 선수에게 매번 '이겨달라'는 부담은 줄 수 없지만, 그래도 마운드에서 동료들이 싸울 수 있는 바탕은 마련해줘야 한다"며 "곧 전반기가 끝난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더 단단해져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군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7실점으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지난 26일 대전 두산전에서 7실점으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간 문동주. 사진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발돋움하는 듯했다. 국내 투수 최초로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고, 한화 소속으로는 류현진(2006년) 이후 17년 만에 신인왕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호주전과 지난 3월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연습경기에도 '팀 코리아'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그러나 올 시즌 문동주의 피칭은 팀과 팬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시즌 초반부터 기복이 심해 애를 먹었다. 4월 29일부터 23일간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2경기에서 호투한 뒤 다시 내림세를 탔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이 목표로 하는 방향에 다가가려면 문동주가 잘 던져줘야 한다"며 "지금 누구보다 답답한 건 선수 자신일 거다. 한 번쯤 문동주에게도 본인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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