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눈 통증 있다고 녹내장 아냐…건조부터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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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훈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의 녹내장 여정

요즘 들어 종종 눈과 머리가 아픕니다. 심할 때는 눈이 빠질 것 같고, 토할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혹시 녹내장이 생긴 건 아닐까요.
눈이 아파서 안과를 방문하게 되면 반드시 하는 검사가 안압 측정이다.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 심한 눈의 통증,충혈, 시력 저하, 두통과 구토까지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압이 높다고 항상 아픈 것은 아니다.

황영훈 센트럴서울안과 원장의 녹내장 여정

안압이 서서히 오른다면 녹내장이 생겨 시야 결손이 나타나기 전에는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안압이 높은지 아닌지는 통증 유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급성 폐쇄각과 눈 속의 염증(포도막염)이다.

급성 폐쇄각은 눈 속을 흐르는 방수의 유출로가 막히면서 급격하게 안압이 오르는 상태로 안구의 크기가 작거나, 원시가 있거나(볼록렌즈 안경), 나이가 들면서 백내장이 심해질수록 잘 생긴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인 채 오래있게 되면 폐쇄각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눈 속에 포도막염이 생겨도 급격하게 안압이 오를 수 있다. 두 상황 모두 공통적으로 눈과 머리의 심각한 통증과 함께 급격한 시력 저하와 충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약물이나 레이저,수술 등의 처치가 필요하다.

다행히 눈이 아프다고다 안압이 높은 것은 아니다. 눈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안구 건조와 눈의 피로다. 눈표면이 건조하면 당기고,뻐근하고, 묵직하게 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압력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 외에 눈의 상처나 이물도 통증의 흔한 원인이고 눈과는 별개로 머리 자체의 이상도 눈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이 아플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안압은 괜찮은지, 폐쇄각이나 포도막염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면 우선 안구 건조나 눈 피로의 가능성을 고려해 눈을 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 보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누워서 핸드폰을 본다고 쉬는 게 아니다. 눈은 감고 있어야 쉬는 것이다. 급성 폐쇄각이나 포도막염에 의한 통증은 눈을쉰다고 좋아지지 않고,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자다가도 깨서 응급실에 찾아올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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