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국내 불법도박 시장 102조원…청소년·청년층 위험 노출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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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주최 ‘사행산업 선결과제:불법도박 근절’ 포럼 성료

각 분야 전문가와 패널 7명 참여
홀덤펍 폐해 등 진단·해결책 모색
‘중독’ 끊으려면 전문가 도움 중요

①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불법도박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②‘불법도박 근절 촛불 세리머니’. ③‘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학생들. ④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한 드라마 ‘카지노’의 최홍일 배우. [사진 강원랜드]

①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불법도박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②‘불법도박 근절 촛불 세리머니’. ③‘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학생들. ④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한 드라마 ‘카지노’의 최홍일 배우. [사진 강원랜드]

“불법도박은 호기심에라도 해선 안 됩니다. 청소년의 경우 주변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친구에게 문제가 있어 보이면 곧바로 주변에 알리세요. 또 청소년들이 불법도박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정부 각 부처와 기관들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강원랜드가 주최한 ‘사행산업 선결과제:불법도박 근절’ 포럼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행사에는 관련 기관 관계자 및 학생, 일반인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불법도박 문제와 오프라인에서 합법을 가장한 홀덤펍의 폐해가 청소년과 청년층까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제5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전체 불법도박 시장 규모는 10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 합법 사행산업 매출 총액 23조원과 비교하면 4.5배에 이르는 규모다. 또한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6개월간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1035명이 적발됐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최근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청소년 대상 불법도박이 급격하게 퍼져 2차 범죄까지 초래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더는 청소년들이 불법도박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랜드는 경찰서·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불법도박 근절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마음채움센터·하이힐리원 등 강원랜드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제공해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 직무대행은 또한 서울 경찰청 주도로 청소년 대상 불법 사이버 도박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에도 참여했다.

1부 공식 행사는 최철규 직무대행의 개회사 및 내빈의 축사에 이어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촛불 세리머니로 이어졌다. 학생·군인·주부 등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사람들이 불법도박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촛불을 끄면서 불법도박을 근절시키겠다는 다짐을 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2부 토크콘서트는 불법도박의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취약계층과 직접 대화하며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불법도박의 위험성 인식과 대응’이라는 주제의 토크콘서트는 이재용 MC의 사회로 각 분야의 전문가 및 스페셜 패널 7명이 참여했다.

불법도박 문제의 현황, 법적인 문제, 도박중독 예방·치유 부문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KICJ 박준휘 부원장 ^올해 출범한 도박 극복 프로젝트 특위 위원인 법무법인 광장 손영은 변호사 ^도박 예방과 치유를 위해 설립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임정민 본부장 ^서울경찰청 하동진 계장이 전문가 패널로 나섰다. 또한 ^청소년 도박을 다룬 영화 ‘사채소년’ 의 황동석 감독 ^드라마 ‘카지노’의 호구형 캐릭터 최홍일 배우 ^불법도박과 홀덤펍을 포함한 사회 이슈를 취재하는 JTBC 연지환 기자가 스페셜 패널로 함께해 생생한 현실을 전달했다.

현재 국내 합법 도박시장의 규모는 약 20조원인데, 불법시장은 약 102조원에 이른다. 이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이용 행태가 전환되며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준휘 부원장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청소년과 대학생, 군인 등이 위험에 쉽게 노출돼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력한 해결책으로 해외기관과 공조해 사이트를 강제 폐쇄하고 대포통장의 지급정지 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의 유독 온라인 불법도박에 많이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정민 본부장은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가 없는 현실이 문제”라며 “즉각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도박의 특성상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하동진 계장은 “다른 친구도 하니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등 불법도박에 대한 인지 및 죄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도박 중독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원’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관이다.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은 물론 개인 상담을 통한 치유, 법률적 서비스 등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행사장 외부에선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마사회, 강남경찰서, 수서경찰서 등에서 다양한 부스를 마련해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이벤트를 제공했다.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온라인 도박을 심심풀이용 게임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심각한 불법이란 걸 알게 됐다”며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토크콘서트 형식이라 더욱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불법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 강원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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