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브리핑] '유럽의 내전'...차세대 전차 놓고 독일과 프랑스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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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유로사토리가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지상군 무기 전시회다. 행사를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스라엘 업체의 참석을 불허하는 등 소란도 있었지만, 여러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홍보했다.

①유럽 KNDS와 라인메탈이 신형 전차 개념 대거 선보여
유로사토리 2024에는 프랑스 넥스터와 독일 클라우스-마페이-웨그만(KMW)의 합작사인 KNDS와 독일의 라인메탈이 다양한 전차 컨셉으로 대결을 펼쳐 주목받았다.

KDNS가 개발한 미래형 전차 개념 실증용 EMBT. KNDS 프랑스

KDNS가 개발한 미래형 전차 개념 실증용 EMBT. KNDS 프랑스

프랑스의 르클레르와 독일의 레오파드2 전차를 대체할 미래 전차 개발을 위한 MGCS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NDS는 차체를 새로 설계해 전차 차체에 3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포탑은 무인으로 변경한 레오파드 2 A-RC3.0이라는 새로운 설계를 선보였다. 이 전차는 무게를 레오파드 2 대비 10% 정도 줄였으며, 현재 운용하고 있는 120㎜ 활강포 외에 130㎜ 또는 140㎜ 활강포를 탑재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KNDS는 2022년 공개한 EMBT 전차에 6월 초 발사 시험을 진행한 140㎜ 아스칼론 활강포 탑재 무인 포탑을 장착한 EMBT-ADT 140도 선보였다. 회사는 2025년 전차에 탑재하고 발사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 르클레르 전차 차체 위에 EMBT 전차 포탑과 120㎜ 아스칼론 활강포를 탑재한 르클레르 에볼루션도 공개했는데, 25분 만에 140㎜ 아스칼론포로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전시회에 독자 개발한 130㎜ 활강포 탑재 KF51 판더를 전시했던 라인메탈은 KF51의 무인포탑 버전인 KF51-U와 현재 레오파드 2 전차에 L55A1 120㎜ 활강포를 탑재한 KF511 EVO를 선보였다. 전차 외에도 카일러 NG 강습돌파차량과 KF41 링스 보병전투차에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히트팩(HITFACT) Mk.Ⅱ 120㎜ 포탑을 장착한 화력지원 모델과 스카이레인저 30 대공장갑차 모델 등을 선보여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업체가 선보인 새로운 컨셉의 전차들은 우크라이나전의 교훈을 반영해 드론 대응 능력을 갖춘 원격무기통제소(RCWS)를 탑재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폭 드론을 탑재하여 포 사거리보다 먼 거리의 표적을 상대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②미 공군, 차세대 전투기 비용 문제로 난관 예상
데이비드 올빈 미 공군 참모총장이 최근 미 국방부에서 차세대 공중지배(NGAD) 전투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심사 중이며 결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제약으로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개발업체 선정이 금년 중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주일 전까지 업체 선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던 프랑크 캔달 미 공군부 장관도 최근 비슷한 우려를 내보였다.

미 공군 CCA 경쟁에서 앤듀릴과 경쟁하는 제너럴아토믹스 제안 CG. 제너럴아토믹스

미 공군 CCA 경쟁에서 앤듀릴과 경쟁하는 제너럴아토믹스 제안 CG. 제너럴아토믹스

미 공군의 F-22 전투기를 대체할 유인 전투기를 의미하는 NGAD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항공력을 이루는 시스템 계열의 중요한 요소로 불려왔지만, F-35의 몇 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비용 때문에 예산 문제를 겪고 있는 미 공군에게 근심을 안겨주고 있다. NGAD 개발 경쟁에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경쟁하고 있다.

오랫동안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온 F-35 전투기의 블록 4 개발도 늦어지고 있으며, B-21 폭격기 개발과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센티널을 포함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비용 폭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 공군은 NGAD와 함께 차세대 공군력을 이룰 협업전투기(CCA)라 불리는 무인 전투기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 공군은 CCA를 위협에 대응해 몇 년마다 구성을 변경할 수 있도록 모듈식으로 설계하길 바라고 있다.

올빈 참모총장은 CCA를 복잡한 멀티롤 항공기로 만들면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공군이 제한된 수량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무를 단순화하고 장기 운용이 아닌 그보다 훨씬 짧은 수명으로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봤다. 비용 절감은 더 많은 수의 CCA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허드슨 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미 공군이 지불해야 할 다른 모든 프로그램과 CCA 프로그램을 성장시키려는 열망을 고려할 때, NGAD가 감축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포워드 인터내셔널의 항공 분석가 더그 로이스는 NGAD가 실제로 취소될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공군 지도자들의 최근 발언은 매우 갑작스러운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유럽 차세대 다연장 로켓을 놓고 라인메탈과 KNDS가 경쟁
유로사토리에서 서로의 전차 개념을 전시하면서 경쟁한 독일 라인메탈과 프랑스-독일 합작 KNDS가 유럽의 차기 다연장 로켓 시스템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라인메탈과 록히드마틴이 제안하는 GMARS. 라인메탈

라인메탈과 록히드마틴이 제안하는 GMARS. 라인메탈

KNDS는 이스라엘 엘빗이 개발한 다목적 범용 발사 시스템 PULS 다연장 로켓을 기반으로 하는 유로-PULS를 제안하고 있다. 유로-PULS는 2022년 12월 KNDS의 독일 파트너인 KMW와 이스라엘 엘빗이 전략적 협력에 합의하면서 발표했다. 유로-PULS는 독일 육군의 노후한 MARS Ⅱ와 M270 MLRS를 대체품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탈리아 이베코의 8X8 트럭을 차체로 사용할 유로-PULS에는 다양한 로켓 외 사거리 250㎞의 노르웨이 콩스버그의 해상타격미사일 NSM이나 유럽 미사일 제작사 MBDA가 개발하고 있는 사거리 499㎞의 지대지 순항미사일인 합동 사격지원 미사일 JFS-M을 탑재할 수 있다.

라인메탈은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M270 MLRS를 기반으로 하는 독일형 다연장 로켓 GMARS를 발표했다. GMARS는 라인메탈의 트럭 섀시에 HIMARS 보다 두 배 많은 무장이 탑재된다. 전반적인 시스템 통합은 독일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일부 부품은 미국 정부의 해외군사판매(FMS)와 직접 상업판매를 통해 도입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독일 정부가 GMARS를 선정할 경우 2025년까지 시험용 차량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독일이 유로-PULS를 선택할 경우 현재 운용하고 있는 M270 MLRS에서 사용하는 로켓 등의 무기를 그 제품에 통합할 수 없으며, 미 육군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정밀타격 미사일 PrSM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현재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MARS Ⅱ 등을 대체하려는 5개의 PULS 시스템을 네덜란드와 협력해 도입할 예정이며, 유로-PULS와 GMARS가 경쟁하고 있는 차기 다연장 프로그램을 어떻게 진행할지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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