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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흔드는 스위프트노믹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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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문병주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7일(현지시간) 에든버러에서 공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7일(현지시간) 에든버러에서 공연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국 경제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그가 지난해 3월부터 각국을 돌며 진행 중인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콘서트가 이달 초부터 영국에서 열리고 있다. 카디프, 더블린, 런던 등지에서 다음 달까지 총 15회 공연한다. 첫 콘서트가 열린 에든버러에서만 팬들이 약 7700만 파운드(약 1355억원)를 소비했다.

바클레이스은행은 영국 전체 공연 기간에 120만명 정도의 관람객들이 몰려 약 10억 파운드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영국 금융당국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현재 영국중앙은행(BOE)의 기준금리는 5.25%다. 16년 만에 최고 수준인데, 쉽게 금리를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미국 CNBC는 전망했다.

스위프트는 ‘디 에라스 투어’를 통해 역대 팝스타 투어 공연 중 최대 수익(지난해 12월까지 약 1조 3900억원)을 올렸다. 몰려드는 관객 소비도 많아서 해당 지역의 경제 지표가 달라져 ‘테일러노믹스’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최근 방탄소년단(BTS) 멤버 중 처음으로 진이 제대했다. 내년 6월 슈가까지 제대하면 멤버가 다시 모두 모이게 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 2022년 BTS 공연의 직·간접적 경제 파급효과를 1회 공연당 최대 1조2207억원으로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BTS 멤버들이 입대 전 매년 한국경제에 5조원 이상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스위프트노믹스 못지않은 BTS노믹스를 다시 기대할 수 있을까. 하이브의 내홍이 얼마나 지속되고, 어떻게 결론날지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