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외국인에 문 여는 선진국…‘인재전쟁’ 구경만 할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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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은 밀려드는 불법체류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이민을 받아들여 젊은 국가를 유지합니다. 이민은 미국이 초강대국이 된 원동력이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시민과 결혼한 약 50만 명이 출국이나 추방 우려 없이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새 이민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민은 미국 사회의 뜨거운 논쟁 현안입니다. 이민자들은 사회적 약자로서 대체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기도 합니다. 공화당은 불법 입국자들에게 단호한 단속 정책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대체로 이민의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결국 미국을 젊은 나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일본조차 최근 외국인에게 문을 열고 있습니다. 첨단인력은 물론이고 고령자 돌봄 분야에서도 과감하게 외국인을 받아들입니다. 이민이든 일시적 외국인노동자(외노자)든 주요 선진국 모두 외국인 활용에 팔을 걷어붙이는 양상입니다. 글로벌 시대에는 시장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력의 외국인이 많이 드나들수록 국제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인구 감소를 보완하는 효과는 오히려 두 번째 이유로 봐야 할 것입니다.

한국도 인재 전쟁을 구경만 해선 안 됩니다. 첨단인력은 물론이고 고령자·영유아 돌봄 인력을 대거 받아들여야 합니다. 중소기업에선 20대 한국 청년을 보기 어렵습니다. 외노자들도 K-컬처 경험을 계기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 정부가 비자 요건을 대폭 완화해 전문·숙련 외국인 이민을 늘리기로 한 것은 뒷북이지만 환영합니다. 외국인 유학생 취업 기회도 늘려야 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이 없으면 강의실을 채울 수 없는 현실인 만큼 유학 이후 한국에 정착해 일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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