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 터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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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크래시’는 다양한 카 액션과 권선징악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최종회(12화)에서 자체 최고인 6.6%로 종영했다. [사진 ENA]

‘크래시’는 다양한 카 액션과 권선징악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최종회(12화)에서 자체 최고인 6.6%로 종영했다. [사진 ENA]

톱스타도, 러브 라인도 없는데 시청률이 터졌다. 18일 종영한 ENA 드라마 ‘크래시’가 월화 드라마 1위를 지키며, 자체 최고 시청률인 6.6%(닐슨, 전국 기준)로 막을 내렸다. 동시 방영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에서도 1위였다. ENA 드라마 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최고 시청률 17.5%)에 이어 채널 역대 두 번째 흥행 기록이다. ‘크래시’는 특히 ‘변우석 신드롬’의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최고 시청률 5.7%)와 동시간대에 경쟁하면서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도로 위 범죄자를 소탕하는 남강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TCI) 형사들이 주인공인 수사극인 ‘크래시’는 오수진 작가는 친분 있는 김은희 작가로부터 ‘교통 범죄’라는 소재를 얻어, 서울 마포경찰서 TCI팀을 모델로 극본을 썼다. 연출은 SBS ‘모범택시’의 박준우 감독. 배우 이민기·곽선영·허성태·이호철·문희가 TCI 형사로 호흡을 맞췄다.

‘크래시’는 다양한 카 액션과 권선징악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최종회(12화)에서 자체 최고인 6.6%로 종영했다. [사진 ENA]

‘크래시’는 다양한 카 액션과 권선징악 이야기 구조로 시청자들에 통쾌함을 선사했다. 최종회(12화)에서 자체 최고인 6.6%로 종영했다. [사진 ENA]

‘크래시’는 로맨스 서사인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 등 요즘 드라마와 결이 달랐다. 차연호(이민기)의 10년 전 교통사고 미스터리를 큰 줄거리로 놓고, 매회 새로운 사건을 해결하는 전형적인 수사물이다. 극중 카이스트 출신 특채 차연호와 선배 민소희(곽선영)의 관계는 사랑보다 파트너십 쪽이다. 캐릭터를 부각하고 매회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등 미국 드라마 방식을 따랐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쓴 각본이 현실감을 더했다. 첫 에피소드의 노인 연쇄 살인 사건은 위장 사고로 보험금을 노린 2008년 범죄에서 가져왔다. 오 작가는 “(건강)보험공단 등을 취재하고 자문을 얻었다”며 “시즌2가 제작된다면 급발진 사고를 다루고 싶다”고 간담회에서 밝혔다.

‘크래시’의 교통범죄수사팀(TCI) 신입 주임 차연호(왼쪽, 이민기)와 에이스 반장 민소희(곽선영).

‘크래시’의 교통범죄수사팀(TCI) 신입 주임 차연호(왼쪽, 이민기)와 에이스 반장 민소희(곽선영).

권귀덕 무술감독은 도로 위 범죄와 검거 장면을 역동적이고 스릴 넘치게 재현했다. 영화 ‘카터’ ‘베테랑’, 드라마 ‘재벌X형사’ ‘모범택시’ 등에 참여했던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카 액션은 특성상 재촬영이 어려워 사전 준비가 중요했다. 차량 여유분이 충분하지 않고, 안전상 이유로 계속 촬영할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대부분 실사로 찍었지만, 일부 장면은 CG(컴퓨터그래픽) 도움을 받았다. 극 중 민소희가 몰랐던 일명 ‘각 그랜저’(1세대 그랜저)는 단종 차량이라 부품 구하기도 어려웠다. 권 감독은 “촬영하다가 깨졌을 땐 폐차장까지 가서 부품을 구했다”고 전했다.

긴장감 넘치는 카 액션에는 팀장 정채만(허성태)의 유머가 뒤따랐다. ‘범죄도시’의 독사, ‘오징어 게임’의 장덕수 등 악역 전문 허성태의 첫 선한 역할이다. 극 중에서 그는 ‘아재 개그’와 사자성어를 남발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그려냈다. ‘꼰대 콤비’인 경찰서장 구경모(백현진)와 수사과장 고재덕(김광식)도 극에 코믹함을 더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권선징악의 선명한 주제를 시원한 액션과 유머를 통해 그려낸 작품”이라며 “특히 실제 사건을 소재로 정의를 구현해내는 통쾌한 전개가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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