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기 물리면 안되는 이유…두통·복통 1주일 가면 병원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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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위험 지역 지정 확대…증상 48시간 간격 반복 땐 의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라리아 위험 지역(인천·경기 북부·강원 북부)에서 채집한 모기 중 말라리아 매개체인 얼룩날개모기의 밀도가 54%로 전년(25.8%)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100명으로 1~4월은 34명이었지만, 5월 한 달에만 1~4월의 두 배 수준인 66명으로 집계됐다.

말라리아 위험 지역 지정 확대…증상 48시간 간격 반복 땐 의심

특히 올해는 봄철 잦은 비와 기온 상승으로 모기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활동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서울시 13개 자치구와 경기 남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리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질환으로 5~10월에 많이 발생한다. 원충의 종에 따라 구분하는데 국내에서 주로 발병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짧게는 14일, 길게는 1년 이상 잠복기가 지속한다. 초기에는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48시간 또는 72시간 주기로 발생하고 이후 두통이나 구역, 설사를 동반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신속 진단키트로 검사하면 20분 이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조기에 의료기관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낫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 만성질환자는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중증이면 황달, 응고 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해외 위험 지역 방문 땐 예방약 복용 권장
말라리아는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간(밤 10시~새벽 4시)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땐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부득이하게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해외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 방문할 땐 전문의와 상담한 후 항말라리아제와 같은 예방약 복용을 권장한다. 예방약은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위험 지역 방문 1~2주 전부터 복귀 후 1주일까지 매일 복용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정경화 교수는 “방문하고자 하는 해외 지역마다 말라리아의 종류나 약제 내성률의 차이가 있어 여행 전 반드시 감염내과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일반적으로 말라리아 예방약은 해당 지역 방문 전부터 복귀 후까지 복용해야 하므로 상담 시 방문 지역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며 “예방약을 복용했더라도 말라리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방문 도중이나 복귀 후 3개월 이내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말라리아는 면역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감염됐던 사람도 다시 감염될 수 있어 항상 주의해야 한다. 설명되지 않는 발열, 두통, 복통이 1주 이상 지속할 경우 바로 감염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며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이뤄지지 않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현재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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