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자꾸 유혹당했어요”…공연 D-40, 연주곡 뒤엎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6.14

 임윤찬이 처음 공개하는 이야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고전적 하루’는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TV 토크쇼였습니다. 5월 30일 JTBC에서 방송됐죠. 대중 노출을 즐기지 않는 연주자가 큰 맘 먹고 출연해 화제가 됐습니다. 밥 먹고 피아노만 치는 스무 살의 피아니스트,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떠올리는 섬세한 음악가, 때때로 장난스러운 예술가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방송은 한 시간 남짓한 분량이었습니다. 하지만 녹화는 훨씬 길었지요. 못다 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임윤찬 비하인드’는 차분한 텍스트로 그 매력을 파헤쳐봅니다.

방송에서는 편집됐던 음악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드릴까 합니다. 음악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신기하고 감동적인 사람 이야기가 들어있으니까요. 이번 회에는 미공개 영상도 들어있답니다.

JTBC '임윤찬의 고전적 하루'에 출연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 김성룡 기자

JTBC '임윤찬의 고전적 하루'에 출연했던 피아니스트 임윤찬. 김성룡 기자

‘남은 공연 보실 분들, 심장 약하시다면 청심환 미리 드세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연주를 미리 본 한 청중의 경고문입니다. 독주회의 리뷰 기사에 대한 댓글이었습니다.

이달 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된 임윤찬의 ‘전람회의 그림’은 어땠는지 쉽게 설명하기가 좀 힘듭니다. 임윤찬의 연주는 이 곡에 대한 지금까지의 해석과 무척 달랐거든요. 피아노에서 가장 큰 음량, 가장 빠른 속도, 또 극대화된 감정을 찾아내 보려는 듯한 연주였죠. 비슷한 해석이라도 있으면 동영상 링크를 걸어보고 싶은데, 찾을 수가 없어 아쉽습니다. 그래도 가장 유명한, 시작 부분을 들어보겠습니다.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하는 ‘전람회의 그림’〉

문제는 이 연주곡,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이 불과 얼마 전에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임윤찬은 원래 일곱 번의 한국 독주회에서 쇼팽의 연습곡 전곡(27곡)을 연주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첫 무대를 딱 40일 앞둔 4월 28일 연주곡목 변경을 공지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임윤찬은 오래전부터 쇼팽의 연습곡을 준비했습니다. 지난해부터 해외 무대에서도 계속 연주했고요. 이 곡을 나흘 꼬박 녹음한 음반은 기록적인 호평을 받았죠. 그래서 한국의 청중은 당연히 쇼팽의 연습곡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왜 연주곡을 바꾼 걸까요? 게다가 ‘전람회의 그림’은 임윤찬이 공식 무대에서 한 번도 연주한 적이 없는 곡인데요.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임윤찬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솔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