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벽 뚫고 넣었대” 1㎝ 틈이 만든 순종車 전설

  • 카드 발행 일시2024.06.12

더 헤리티지 시즌2: 알면 더 보인다…‘기막힌 유물’의 재발견

도대체 이 유물은 어쩌다 이곳에 오게 된 걸까. 박물관이나 문화유산 현장을 다니다 이런 궁금증 가져보신 적 있으시죠. ‘더 헤리티지’가 시즌2에서 이 같은 유물들의 ‘기막힌 사연’을 소개합니다. 원래는 우리 삶의 한순간에 있다가 세월 속에 박물관 ‘보물’이 되기까지 스토리&히스토리를 캐냅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박물관의 흥미진진 뒷얘기도 함께 만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가 어디 있을까. 교통박물관이나 산업박물관이 아니라 서울 경복궁 안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 상설전시실 아래층(1층) 로비(메인 홀)에 가면 옛날 흑백영화에나 나올 법한 진한 밤색 클래식 자동차 두 대를 만날 수 있다. 각각 순종황제(1874~1926, 재위 1907~1910)가 주로 탔다고 알려진 미국 GM사의 캐딜락 리무진(1918년쯤 제작)과 순정효황후(1894~1966)가 주로 탔던 것으로 알려진 영국 다임러사 리무진(1914년쯤 제작)이다.

각각 순종황제어차와 순정효황후어차로 불리는 이들 자동차는 2006년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록됐다. 고궁박물관에 온 것은 2007년. 이후 한 번도 자리에서 이동한 적이 없다. “벽을 뚫고 들여놨다”는 무용담이 전해질 정도로(실제로는 이와 달랐던 사연은 본문에서 소개) 험난하게 진열된 터라 앞으로도 고궁박물관 전체가 이사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그 자리를 고수하게 된다. 가끔 클래식 자동차 축제 같은 데서 대여 문의가 와도 응할 수 없는 이유다.

국립고궁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는 순종황제어차(앞)와 순정효황후어차.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1층 로비에 전시돼 있는 순종황제어차(앞)와 순정효황후어차.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경복궁 서측 영추문과 인접한 고궁박물관은 현재 8만8530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1992년 개관한 궁중유물전시관(덕수궁 석조전에 위치)이 모체로 지난 2005년 8월 조선왕실 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경복궁·창덕궁 등 고궁 수리와 복원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왕실 유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어차는 어디서 온 걸까. 지금 창덕궁 희정당 맞은 편 카페건물이 애초엔 창고였는데 이 안에 수십년째 보관되고 있었다. 말이 보관이지 방치나 다름없을 정도로 자동차 부품 다수가 없어지고 원형이 훼손돼 보기 민망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지금처럼 깨끗한 모습으로 재탄생하기까진 여러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1900년대 초반 근대식 자동차가 처음 들어온 이래 한 세기만에 자동차제조강국으로 거듭난 후손들의 문화유산 복원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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