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란 당일 받으면 찐강남…두 백화점이 부촌 경계 그린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6.11

강남 2024

“강남은 사회적 지위의 공간적 상징이다. 높은 집값은 ‘구별 짓기’의 경계선 위로 진입 장벽이 생겼음을 보여준다.”(이재열 서울대 교수) 과거 중산층도 접근 가능했던 강남은 이젠 ‘넘사벽’. 강남은 왜 비쌀까. 그곳 삶은 어떻게 다른가. 강남의 속살을 보면 집값이 계속 오를 곳의 조건과 수십억원 투자가 안겨주는 대가를 알 수 있다. 지금의 강남을 알아야 미래의 ‘강남’이 보인다.

서울 반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뒤로 반포자이 등 신축 아파트단지들이 보인다. 사진 신세계

서울 반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뒤로 반포자이 등 신축 아파트단지들이 보인다. 사진 신세계

송파 빠지고 한강 북쪽이 ‘찐 강남’에…

황모(83)씨는 80년대 말 전북에서 서울로 와 서초구 반포주공3단지 근처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했다. 2000세대 넘는 대단지였지만 1978년에 지어져 낡은 5층 아파트였다. 크기도 16, 25평형으로 작았다.

어느 날 배달된 중앙일보 경제면 톱기사를 보다 무릎을 쳤다. 서울 저밀도지구가 고밀도로 개발돼 천지개벽할 것이란 기사였는데, 첫 회에 3단지를 소개했다.

당시 한 채 매매가가 1억원 정도였어요. 전세는 5000만원이었고요. 거기 세 들어 사는 아는 주민들에게 은행에서 5000만원만 빌려 집을 사라고 권했습니다.

자신도 매입한 황씨는 시골에 있는 친척들에게도 연락해 전세 끼고 살 수 있으니 5000만원을 마련해 보라고 권했다. 대부분 응했는데, 집안에서 공부를 잘했던 고위 공무원 형만 고민하다 “안 되겠다”고 했다.

반포자이. 연합뉴스

반포자이. 연합뉴스

3단지는 재건축 후 ‘반포자이’(반자)로 변신했다. 낡은 아파트를 산 이들 모두 중대형을 배정받았다. 황씨는 친척들과 반자를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긴 뒤 함께 반포주공1단지로 갈아탔다. 5000세대가 넘는 1단지는 재건축 중인데, 한강변에 있어 지난해 매매가가 평당 1억원을 훌쩍 넘었다. 향후 ‘황제’ 자리에 오를 것이란 말을 듣는다.

반포는 벼락부자를 만들어준 ‘기회의 땅’이었다. 강남이라는 입지의 힘이다. 강남·서초·송파구가 ‘강남 3구’로 불렸다. 강동구까지 ‘강남 4구’란 말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찐 강남’의 정의가 달라졌다는 말이 회자한다.

강남의 정의가 바뀐 동력은 반포의 대변신과 반포에 있는 ‘신강’에서 발원한다. 신강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줄인 말인데, 연 매출 3조원을 찍은 국내 1위다.

요즘 찐 강남은 신강과 압구정 현대백화점의 신선식품 당일 배달지를 일컫는다. 고객이 백화점에서 장을 보고 맡기면 그날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그만큼 생활권이 가깝다는 의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송파구강동구는 빠진다. 대신 강남·서초구 외에 새로운 곳들이 포함된다. 국내 부동산 1티어로 꼽히는 초고가 아파트가 모조리 들어가 있다. 한국 ‘신(新)부촌 지도’라 할 만하다.

아랫글에서 두 백화점의 당일 배달지가 어디인지 동별, 아파트 단지별로 소개한다. 신부촌 지도를 보여주고, 새로 포함된 지역이 ‘강남’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려준다.

🔰 바로 시작하기를 통해 가입후 ‘신부촌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