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어?” 할아버지와 다르다…“해보죠” 손자 정의선 리더십

  • 카드 발행 일시2024.06.10

현대자동차가 처음 만들었던 자동차는 현대차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1968년 첫 차량은 미국 포드의 코티나를 조립한 것이었고, 그다음 모델 포니는 첫 독자 모델이었지만 일본 미쓰비시의 엔진 기술을 활용해 만든 차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현대차그룹은 그들을 모두 뛰어 넘어 세계 3위(판매량 기준)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의 기술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집념의 정주영 선대회장, 품질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뚝심의 정몽구 명예회장을 거쳐 정의선 회장의 ‘디테일 경영’이 맺은 결실입니다.

모두가 현대차그룹의 성과에 찬사를 보내는 지금 정의선 회장은 새로운 꿈을 꿉니다. 자율주행·로보틱스 기술을 망라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혁신하는 꿈입니다.

그가 준비하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그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그리고 ‘정의선’이란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요. 여기 The JoongAng Plus 〈정의선 연구〉에서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정의선 경영 고민의 첫 질문

전화가 걸려왔다. 2021년 어느 날이었을 거다. 이계안(전 열린우리당 의원) 전 현대자동차 사장 휴대전화에 발신자가 찍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었다.

“사장님 잘 계시죠. 한번 뵙고 싶습니다.”

이 전 사장은 그가 보자고 한 이유를 굳이 묻지 않았다. 군말 없이 가능한 시간과 장소를 조율할 뿐이다. “연락 주셔서 고맙습니다. 만나시죠 그럼.”

이 전 사장은 약속 시간 5분 전 도착을 철칙으로 삼는다. 그런 그보다 정 회장은 늘 5분 더 일찍 도착해 있는다. 이날도 그랬다.

간단히 안부 인사를 나눈 뒤 정 회장은 본론을 꺼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 부지, 현대차그룹이 2014년 매입한 GBC(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 건립 예정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 땅에 대해 말이 많잖아요. 저도 고민이에요. 그래서 사장님 뵙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였다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선대회장(왼쪽 둘째)과 부인 변중석 여사(맨왼쪽)가 손자 정의선(현 현대차그룹 회장)·정일선(현 현대비앤지스틸 대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선대회장(왼쪽 둘째)과 부인 변중석 여사(맨왼쪽)가 손자 정의선(현 현대차그룹 회장)·정일선(현 현대비앤지스틸 대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아산정주영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