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화성탐사선 '3전4기'…지구궤도 비행후 성공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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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만든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달·화성 탐사선 '스타십'이 3전 4기 끝에 지구 궤도 비행 후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이번 시험 비행이 성공하자 외신들은 2050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이주시켜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 창립자의 목표가 한 단계 더 진전됐다고 평했다. 또한 달 탐사를 통해 희토류 등 달에 있는 자원을 선점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스페이스 X의 스타십이 6일 미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에서 네 번째 비행테스트를 하는 모습. 이날 스타십은 3전 4기 끝에 지구 궤도 비행 후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 X의 스타십이 6일 미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에서 네 번째 비행테스트를 하는 모습. 이날 스타십은 3전 4기 끝에 지구 궤도 비행 후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타십은 6일 오전 7시 50분(미 중부시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발사 3분 후 전체 2단 발사체의 아랫부분인 '슈퍼헤비' 로켓이 상단 우주선 스타십에서 분리됐다. 그 뒤 스타십은 시속 2만6225㎞로 고도 210㎞에 도달했다.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돈 뒤 스타십은 발사 40분이 지난 시점부터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이어 폭발 없이 약 70분간의 여정을 마치고 바다 위에 내렸다. 스페이스X는 이날 공식 SNS에 "스페이스X 모든 팀에 축하를 보낸다"며 "스타십의 흥미진진한 네 번째 비행 시험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폭발 없이 바다 연착륙 처음

앞선 세 차례 시험비행과 이번이 다른 점은 폭발 없이 바다에 연착륙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세 번째 시험비행에서 스타십은 48분여간 비행하며 예정된 궤도에는 도달했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해 하강하는 과정에서 교신이 끊겼고 공중 분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5일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스타베이스에서 네 번째 비행을 앞두고 발사대에 서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AFP=연합뉴스

지난 5일 텍사스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스타베이스에서 네 번째 비행을 앞두고 발사대에 서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AFP=연합뉴스

반면 이번에는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다소 파손되긴 했어도 여정을 다 마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SNS에 "많은 타일이 벗겨지고, 덮개(플랩)도 손상됐지만, 스타십은 바다에 무사히 연착륙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타십은 지난해 두 차례 시험비행에서 각각 4분과 8분간 날았고, 지난 3월 세 번째엔 48분간 비행했다. 이번엔 약 70분간 비행하면서 계속해서 비행시간을 늘렸다.

머스크의 꿈 '화성 자족도시' 이뤄지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발 없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게 이번 스타십의 최우선 목표였다고 전했다. 우주선을 상용화해 화성을 개척하겠다는 머스크의 목표와 사람을 달에 보냈다 데려오겠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계획이 실현되려면 안전한 대기권 재진입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번 실험은 머스크와 NASA의 계획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는 스타십을 통해 화성을 개척해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머스크가 5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 힐스의 비벌리 힐튼에서 열린 밀컨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는 스타십을 통해 화성을 개척해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머스크가 5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 힐스의 비벌리 힐튼에서 열린 밀컨 컨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성공으로 머스크는 스타십을 통해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는 2050년까지 화성에 자족도시를 건설하고 인류 이주를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만 스타십 개발에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스타십은 지금까지 없던 대형 우주 교통수단으로 한번에 약 100명이 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십을 통해 스페이스X는 화성 등에 사람과 물자를 대량으로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십의 성공에 NASA도 주목하고 있다.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2026년)에도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다시 인류를 달에 보내려는 NASA의 유인 탐사프로그램이다.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이 달 탐사에 나서는 건 미래 에너지원인 헬륨3, 전략 물자인 희토류 등 달 자원 개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미국은 내년 9월 유인 달 궤도선, 2026년 달 뒷면 탐사선 및 유인 달 착륙(9월) 등 3단계 임무를 진행 중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SNS에 "스타십의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 완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스타라이너도 도킹 성공 

한편 같은 날 미국의 다른 민간 우주항공업체인 보잉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도 첫 유인 시험 비행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6일 이래 두 차례 발사 직전 취소 사태를 겪은 뒤 세 번째 시도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스타십과 스타라이너가 잇달아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민간 우주 시대의 문을 활짝 열렸다고 외신들이 평가했다. 스타라이너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인 배리 부치 윌모어와 수니타 윌리엄스가 타 있다. 이들은 ISS에 일주일간 머문 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6일 보잉의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수니타 윌리엄스(오른쪽)와 배리 부치 윌모어(가운데). AFP=연합뉴스

6일 보잉의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수니타 윌리엄스(오른쪽)와 배리 부치 윌모어(가운데).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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