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7-0…한국, 월드컵 최종예선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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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는 자신의 3번째 A매치인 싱가포르전에서 마수걸이 득점포에 도움 해트트릭을 곁들이며 ‘늦깎이의 반란’을 완성했다. 득점 직후 환호하는 주민규. [로이터=연합뉴스]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는 자신의 3번째 A매치인 싱가포르전에서 마수걸이 득점포에 도움 해트트릭을 곁들이며 ‘늦깎이의 반란’을 완성했다. 득점 직후 환호하는 주민규.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이 싱가포르를 완파하고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김도훈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한국(FIFA랭킹 23위)은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1골과 도움 해트트릭(3어시스트)을 몰아친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34·울산)의 맹활약에 2골을 터뜨린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득점 지원을 더해 한 수 아래인 싱가포르(155위)에 7-0 대승을 거뒀다.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A~I그룹 9개 조 각 1, 2위 18개 팀이 최종 예선에 오른다. 승점 3점을 보탠 C조 선두 한국(4승1무·승점 13)은 중국과의 마지막 홈 6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국은 또 싱가포르와의 역대 전적에서 23승 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김도훈 감독은 A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몰아친 한국은 이강인이 전반 9분 만에 선제 골을 터뜨리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주민규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11분 뒤엔 주민규가 직접 추가 골을 넣었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의 궤적을 확인한 뒤 높이 솟구쳐 올라 날카로운 헤더로 마무리 했다. 만 34세인 그의 A매치 데뷔 골이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선제 결승골 주인공인 미드필더 이강인(맨 왼쪽)을 비롯해 5명의 선수가 7골을 몰아치며 싱가포르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은 선제 결승골 주인공인 미드필더 이강인(맨 왼쪽)을 비롯해 5명의 선수가 7골을 몰아치며 싱가포르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하고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던 주민규는 지난 3월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 3번째 A매치 출전인 이날 경기에서 감격의 데뷔 골을 신고했다. 기세가 오른 주민규는 후반 8분 손흥민과 골과 후반 9분 이강인의 골을 연이어 어시스트하며 도움 해트트릭을 작성하는 진기록도 썼다. 한국은 이후에도 폭풍처럼 공격을 몰아쳤다. 후반 11분 손흥민, 후반 34분 배준호(스토크시티), 후반 3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골 맛을 봤다.

신예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번 대표팀엔 전체 23명 중 새 얼굴이 7명이나 선발됐다. 그중 측면 수비수 황재원(대구)은 선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로 A매치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후반 25분 나란히 교체 투입된 수비수 박승욱(김천)과 미드필더 배준호는 한국의 6번째 쐐기 골을 합작했다. 배준호는 A매치 데뷔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기록하며 ‘뉴 페이스’ 중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시티 유니폼을 입고 38경기에 나서서 2골 6도움을 기록한 ‘특급 유망주’다운 플레이였다.

김도훈호는 곧바로 귀국 길에 올라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6차전을 준비한다. 북중미월드컵부터는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에 따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도 4.5장에서 8.5장으로 늘었다. 아시아의 강호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나갈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졸전과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 부재로 인한 잡음 탓에 한국 축구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라 팬들은 중국전까지 2연승을 기대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지난 2월 물러난 뒤 축구대표팀은 감독 대행 체제로 A매치를 치르고 있다. 지난 4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A매치를 치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정식 감독을 세우려고 했다. 하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김도훈 감독에게 또다시 임시로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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