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우리가 갑이다” LG엔솔·삼성SDI 주목할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4.06.04

머니랩

📑사업보고서 대해부 by 머니랩

내가 투자한 기업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사업보고서 분석이 필수다. 기업이 어떤 사업을 벌이는지, 주가에 직결되는 실적과 재무 안정성은 어떤지,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는지 등 모든 정보가 여기에 담겨 있다.

사업보고서는 기업의 종합 건강검진보고서 격이지만, 개인투자자는 외면하기 일쑤다. 분량이 많아 어디부터 봐야 할지 모르고, 봐도 무슨 의미인지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머니랩이 나섰다. 주요 종목 사업보고서와 재무제표에서 꼭 살펴봐야 할 핵심 투자 포인트를 골라 소개한다. 기사를 읽다 보면 투자자가 알아야 할 회계용어와 해석 방법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① 반토막 났는데 “또 추락한다”… 에코프로 3형제는 이때 사라
② “바닥 찍었다, 3분기에 뜬다” 양극재 몰빵한 ‘이 회사’ 어디
③ 에코프로보다 ‘갑’인데 주가 덜 올랐다… 이제 2차전지 투자는 ‘이곳’

2차전지 공급망 상층부에는 배터리 셀(Cell) 제조사가 포진해 있다.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니켈·코발트·흑연 등 광물은 제련 공정을 거쳐 양·음극재와 같은 2차전지 핵심 소재가 되고 이들 소재는 셀 제조사에 납품된다. 셀은 양·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이 모인 것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다.

용어사전배터리 셀·모듈·팩?

전기차 한 대를 가동하려면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압이 나오는 기본 단위가 '셀(Cell)'이다. 전기차에는 배터리 셀이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천 개가 필요하다. 이 수많은 배터리 셀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개 묶어 만든 게 '모듈(Module)'이고, 모듈을 여러 개 묶어 만든 게 '팩(Pack)'이다. 전기차에는 최종적으로 배터리가 하나의 팩 형태로 들어가게 된다.
예를 들어 순수 전기차(EV) BMW i3에는 배터리 셀이 총 96개 탑재된다. 이때 셀 12개를 하나의 모듈로 묶고, 8개의 모듈을 묶어 하나의 팩 형태로 들어간다.

BMW i3

BMW i3

삼성전자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보다 시가총액이 큰 게 당연한 것처럼, 소재 업계의 ‘갑’인 셀 기업이 소재 업체보다 기업가치가 더 큰 게 정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증시를 휩쓴 2차전지 광풍은 이런 가치 질서를 뒤집어 놨다.

가령 양극재 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의 지난해 말 총자산을 더하면 5조4600억원으로 삼성SDI(총자산 34조원)의 약 6분의1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가총액(지난달 31일 현재)은 에코프로그룹 두 자회사와 25조원 안팎으로 삼성SDI와 비슷하다. 한 2차전지 투자 전문가는 “일감을 주는 대기업과 하도급 소재 업체 시총이 비슷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해 포모 광기(FOMO·유행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가 양극재 소재 업체 위주로 쏠리면서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차전지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 관심이 식으면서 주가 조정 국면을 맞고 있다. 주가 조정은 과거의 ‘쏠림’을 되돌려 놓는 순기능도 있다. 쏠림 정도가 심했던 소재 업체 주가는 크게 빠지고, 셀 기업 주가는 상대적으로 덜 빠지면서 정상적인 키맞춤이 일어난다. 이른바 2차전지 업종 내 ‘비정상의 정상화’다.

셀 기업 사업보고서에 나온 주요 재무제표는 반도체·철강·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 내 다른 업체와 비교해도 훨씬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는 양극재 소재 업체 대비 저평가돼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고평가된 탓에 나중에 주가가 폭락할 부담이 덜하다는 의미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이후부터 2차전지 투자는 소재 업체보다 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머니랩은 그 이유를 사업보고서 분석에서 찾았다. 분석 대상은 2차전지 셀 업종 대표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골랐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우등생 LG엔솔, 실적은 좋았는데
-IRA 세액공제 효과 톡톡
-신용등급 전망 ‘부적정’, 주가는?
-올해 전략은 방어… 하반기엔 반등할까

📍Point 2 프리미엄 집중 삼성SDI, 남다른 행보
-전기차 침체 파고 잘 막았다… 2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IRA 세액공제 수혜, 내년에는?

📍Point 3 양극재 vs 셀, 올해는 어디?
-광물 가격 하락, 셀 기업이 잘 견딘 이유
-‘비정상의 정상화’에 주목

🔍LG에너지솔루션 사업보고서 톺아보기

셀 ‘공룡’ LG엔솔, 시장침체에 주춤 

LG엔솔은 시장점유율 국내 1위(세계시장 3위) 셀 제조사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지난해 2차전지 업체는 소재·셀 분야를 막론하고 광물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판매가격 하락 여파, 이른바 부정적 래깅 효과(Lagging Effect)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삼성SDI는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줄었고, 에코프로비엠은 무려 59% 감소했다. 엘앤에프는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오히려 78.2% 증가했다. 지난해 말 영업이익률 역시 한 해 전(4.7%)보다 상승한 6.4%를 기록했다.

용어사전래깅 효과(Lagging Effect)

원재료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이 다른 데서 오는 손익 효과다. 원재료가 저렴할 때 구매해 비싼 값에 제품을 팔면 긍정적 래깅 효과가 생긴다. 반대로 원재료는 비싸게 사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부정적 래깅 효과가 발생한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