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 다문화 가정 봉사, 혁신적 지휘자…세상의 벽 허물다 [홍진기 창조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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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명자 심사위원장, 진솔 지휘자,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CI 단장 겸 KAIST 교수, 윤용로 (사)한마음교육봉사단 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 장진영 기자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명자 심사위원장, 진솔 지휘자, 차미영 기초과학연구원(IBS) CI 단장 겸 KAIST 교수, 윤용로 (사)한마음교육봉사단 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 장진영 기자

“제가 하는 연구가 논문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에 정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매일 힘을 내서 연구실에 출근할 수 있었습니다.”
 2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린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과학기술 부문 상을 받은 차미영(44) 기초과학연구원(IBS) CI 단장 겸 KAIST 교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차 교수는 데이터를 다루는 전산학을 활용해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액셔너블(actionable) 기초과학’ 분야의 대표주자다. 허위 정보와 빈곤, 재난 탐지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전산학과 인공지능(AI)이라는 도구로 분석한다. 연구 업적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한국인 최초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단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데이터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다양한 분야와 협업이 필수적인데, 많은 분이 이 과정에 함께 해줘 좋은 결과를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한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2010년 제정됐다. 과학기술·사회·문화예술 등 3개 부문에서 창조적 업적을 이룬 이들에게 매년 시상해 왔다.
 사회부문 상을 받은 사단법인 한마음교육봉사단은 지난 10년간 다문화 가정의 엄마 교육에 매진해온 단체다. 이미 18만 명에 이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미래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출생 시대를 맞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 이를 위해 다문화 학생들이 국내 정규 교육과정 이수라는 첫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과정엔 학교만큼이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봉사단은 전국 24곳에 엄마학교를 운영해 그 기초를 닦고 있다. 봉사단의 윤용로 이사장은 수상 소감에서 “다문화 가정에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교육해 그 가정의 미래인 어린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화예술 부문 진솔(37) 수상자는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혁신가’라는 평가를 받는 여성 지휘자다. 비상설 앙상블(합주단체)을 중심으로 여러 연주자를 모아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국내 최초 게임음악 전문 공연 플랫폼 ‘플래직(FLASIC)’을 만들어 게임음악 공연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유명한 클래식 음악가들은 당대의 창조적 혁신을 해온 위인들”이라며 “지금의 예술인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개척해 나갈 때”라고 말했다.
 창조인상 심사위원장인 김명자 KAIST 이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창조인상 심사위원회는 각 분야의 탁월한 성과와 혁신에 더해 그것이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가에도 주목한다”며 “수상자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강당에서 열린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강당에서 열린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가족 대표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겸 중앙화동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창조인이란 기존의 틀을 깨고 나와 새롭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며 “오늘의 수상자들이 더욱 정진해 후세가 기억하는 창조인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제15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 #과학기술 부문 차미영 교수 #“데이터 활용 사회문제 해결” #사회부문 한마음교육봉사단 #“다문화가정 품은 엄마학교” #문화예술 부문 진솔 지휘자 #“고전·현대음악 넘나드는 혁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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