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4개국 진출했다”… 알리, 테무 다음 주자는 징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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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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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 광고 갈무리.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알리익스프레스 광고 갈무리.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이용이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해외 직접 구매(직구)에서 중국의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1분기 해외 직접 판매·구매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1조 64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하여 역대 1분기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3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 그룹이 밝힌 투자 금액(약 1조 4471억 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규 풀필먼트센터(FC)를 확장하고, 5000만 국민에게 로켓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지마켓은 빅스마일데이 행사에 1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행사 투입 비용의 2배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발 이커머스와 국내 이커머스 간의 ‘쩐의 전쟁’이 한창인 지금, 중국의 또 다른 이커머스 기업인 징둥(京東)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1998년 류창둥(劉强東)에 의해 설립된 징둥은 오프라인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시작하여 현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로 거듭났다. 국내에서는 ‘징둥 인텔 e스포츠클럽(JDG Intel Esports Club)’을 통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유럽 24개국 진출한 징둥… 영역 더 넓힐까?

징둥 월드와이드(왼), 오차마(오). 징둥닷컴(京東)

징둥 월드와이드(왼), 오차마(오). 징둥닷컴(京東)

지난 2월 1일 징둥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징둥 월드와이드(京東全毬購, JD WORLDWIDE)’는 기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5개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기존의 크로스보더 서비스를 유럽의 24개국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징둥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라면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해당 국가로 배송을 받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징둥 산하의 옴니채널 오차마(Ochama)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핀란드, 이탈리아 등 19개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한 후 현재 유럽 24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첫선을 보인 오차마는 옴니채널(Omni-Channel) 소매유통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비자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 및 수령할 수 있으며, 현재 유럽 내의 오차마 오프라인 수령지는 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월 네덜란드에서 첫 선을 보인 오차마는 현재 이탈리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24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징둥닷컴(京東)

2022년 1월 네덜란드에서 첫 선을 보인 오차마는 현재 이탈리아,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24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징둥닷컴(京東)

오차마의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게 되면, 매장에 배치된 로봇이 선별, 포장, 출고 등의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벨트 컨베이어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된다.

최근 징둥은 해외 은행 카드를 지원하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도 선보였다. 지난 3월 징둥 페이(JD PAY)는 해외 은행 카드를 지원하는 업그레이드된 카드 결제 게이트웨이(Payment Gateway) 모델을 출시했다. 기존 크로스보더 결제는 본질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리스크를 수반했는데 해당 모델 출시로 인해 이용자들은 카드 번호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크로스보더 지급·결제가 가능하다. 해당 업그레이드는 해외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강점은 '정품 취급'과 '빠른 배송'

징둥의 무인 배송 차량과 배송 드론. 징둥닷컴(京東)

징둥의 무인 배송 차량과 배송 드론. 징둥닷컴(京東)

징둥의 차별화된 전략은 ‘정품 취급’과 '빠른 배송’에 있다. 징둥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엄선된 제품만을 판매하는데, 정품 기준을 위반한 업체에는 상품 1개당 100만 위안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퇴출한다. 짝퉁 물건의 유통이 사회적 문제인 중국에서 징둥의 이러한 엄격한 정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징둥은 쿠팡의 로켓 배송 시스템을 이미 2010년에 ‘211서비스(211限時達)’라는 이름으로 중국서 도입했는데, 오전 11시 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배송,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후 3시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해외물류시스템에서도 징둥은 타 업체와 차별화된 전략을 취했다. 알리와 테무는 협력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데에 반해 징둥은 오래전부터 자체 물류 체계를 구축했다. 징둥의 물류 부문을 전담하고 있는 징둥물류(JD Logistics)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자체 운영 모델을 채택했고, 직접 자사의 물류 자산과 인프라를 관리한다. 징둥의 경우 타 업체들 대비 초기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형 물류, 냉장 물류 등을 포함하는 더 넓은 범위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커버하는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징둥의 자동화 창고. 징둥닷컴(京東)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징둥의 자동화 창고. 징둥닷컴(京東)

지난해 9월 영국 택배회사 에브리(Evri)가 주최한 한 행사에서 징둥 물류 국제 물류 사업부 책임자 쉐췬(薛群)은 “향후 3년간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커버하는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징둥물류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징둥은 현재 전 세계에 90개의 해외 창고, 보세창고, 직송 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면적은 축구장 126배 규모인 9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둥의 공급망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지역을 커버하고 있으며, 해외 창고가 있는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통합 물류 서비스를 통해 ‘1일 배송’을 실현했다.

징둥 물류는 한국과 일본에서도 통합 물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징둥의 한 관계자는 차이나랩과의 인터뷰에서 “징둥은 현재 공급망 계획, 글로벌 물류 서비스, 공급자 관리 등을 포함하여 한국의 대형 전자 상거래 회사에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 동안 징둥은 동아시아에서 공급망 물류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관계자는 “징둥 물류는 현지에서 많은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및 많은 동남아 지역을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도 계속 구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8년 징둥의 창업주 류창둥은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징둥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자상거래 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사업에 첫발을 디딘 징둥, 과연 류창둥의 말대로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알리, 테무를 넘어서고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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