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타는 왜 미국에 많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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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스타는 왜 미국에 많을까

이코노미스트 미국의 유력 잡지인 포브스는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인기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를 선정했다.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 영화배우인 멜 깁슨이 뒤를 이었다.

10위권에 든 인물들은 대부분 대중문화 스타들이다. 미국 대중문화의 힘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변화에 이들이 얼마나, 그리고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을까? 돈을 많이 벌고 인기가 있다고 영향력이 있는 것일까? 왜 정치가, 철학자, 순수 예술 전문가는 없는가? 가수 엘튼 존을 제외할 경우 왜 전부 미국인뿐일까?

미국인들은 자신들은 선택된 국민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며, 세계가 곧 미국이라는 우월주의에 빠져있다. 9·11테러 이후 2002년 한 조사에 따르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미국인은 7%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 소프트 파워의 상징인 할리우드 영화의 줄거리는 항상 똑같다. 미국을 공격하는 악의 세력을 영웅적인 미국인이 무자비하게 처치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영웅과 적만 바뀐다. 존 웨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실베스터 스탤론, 톰 크루즈 같은 영웅이 소련, 테러리스트, 심지어 외계 생물체와 싸우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항 문화’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킨 시어도어 로작은 미국인에 대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사소한 비판에도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칭찬해 달라고 요구한다. 만약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칭찬할 것”이라고 비아냥댄다.

미국인들은 헤게모니가 영원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소프트 파워가 상업화되면서 미국 헤게모니의 철학적 기반마저 약화되고 있다. 사회학자인 이매뉴얼 월러스틴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추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존경하는 사람마저 거의 없는 세계의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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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8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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