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일본인 귀화한 셈” 엘클라시코 뒤흔든 충격 사건

  • 카드 발행 일시2024.04.19

오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의 두 거함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맞붙는 통산 257번째 ‘엘클라시코(El Clasico)’가 열립니다. ‘클래식 매치’라는 의미를 담은 스페인어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 세계 축구팬들이 함께 즐기는 최대·최고의 라이벌전입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7대 더비매치를 꼽으며 1위에 올려놓은 유서 깊은 승부. 역사와 문화, 지역적 특성까지 맞물리며 뜨겁고 치열하게 진화한 라이벌 구도의 숨은 뒷이야기를 축구 스토리텔러 레드재민이 풀어드립니다.

지금 막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이 있다. 그가 “지구인들이 함께 즐긴다는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제일 재미있는 경기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엘클라시코를 꼽는 지구인이 가장 많을 것 같다. 매년 6억5000만 명이 시청하는 지상 최대 빅 매치 말이다.

엘클라시코는 스페인을 넘어 세계인의 더비 매치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강자끼리 격돌해서가 아니다. 엘클라시코의 90분에는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정치, 이데올로기가 몽땅 담겼다. 특히 선악 구분이 뚜렷해 팬들의 감정이입이 편리하다.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은 ‘힘센 악당’,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는 ‘핍박받는 주인공’이란 인식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어쩌면 바르사가 문제아일지 모른다. 복잡하고 긴, 그리고 흥미진진한 엘클라시코 세계관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다윗과 골리앗
레알과 바르사의 이미지 대비는 뚜렷하다. 레알은 권력과 부, 중심 등을 떠올리게 한다. 가톨릭을 품은 듯한 순백색 유니폼, 스페인 왕가를 상징하는 보라색이 팀컬러 조합이다. ‘레알(real)’이라는 명칭 자체가 ‘로열(royal·국왕의)’이란 뜻이다.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사라고사 등 스페인 왕가의 공인을 받은 몇몇 클럽만 구단 명칭에 ‘레알’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홈 경기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마드리드 금융 중심가에 있다. 서울로 따지면 여의도나 테헤란로 한가운데에 홈그라운드가 있는 격이다. 지난 세기 스페인의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레알의 뒷배였다는 믿음은 팬들 사이에서 이미 정설로 굳어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엠블럼에는 스페인 왕가를 상징하는 왕관 디자인과 보라색이 들어가 있다. AP=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의 엠블럼에는 스페인 왕가를 상징하는 왕관 디자인과 보라색이 들어가 있다. AP=연합뉴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레알의 반대말은 바르사다. 마드리드에서 동쪽으로 600㎞ 넘게 떨어진 카탈루냐 지방이 바르사의 본거지다. 이곳 사람들은 스페인 국적이지만 정체성을 카탈루냐에 둔다. 지정학적으로 오랜 세월 중앙(카스티야)과 역사를 공유한 적이 별로 없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카스테야노)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 왕정이 아니라 공화정, 보수보다 진보를 추구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카탈루냐는 돈까지 잘 번다. 지금도 스페인 GDP의 20%가 카탈루냐에서 나온다. ‘스페인의 유대인’이라는 표현이 스페인 내에서 카탈루냐 사람들이 갖는 이미지를 잘 말해준다. 게토(ghetto, 사회·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 집단 또는 지역)의 펄럭이는 깃발이 바로 축구 클럽 바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