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불 받고 미사일 안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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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이 이라크에 장거리 미사일 판매를 추진했다는 서류 증거가 확보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정보 관계자의 말을 인용, "지난 4월 바그다드 함락 이후 이라크 정보기관에서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라크가 노동 미사일 도입을 위해 북한과 긴밀하게 접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당시 미군이 확보한 자료는 모두 25t에 이른다.

지금까지 미국 정보당국은 이라크가 북한에서 미사일 개발 기술을 도입하려 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완제품 구매를 직접 추진했다는 사실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정보당국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북한 관계는 예상보다 훨씬 더 깊숙한 수준까지 발전해 있었다. 자료 중에는 북한이 이라크에 "사정거리 2천㎞인 노동미사일을 판매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계약 협상 서류도 포함돼 있었다고 정보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자료에는 2002년 말 노동 미사일 구매 대금으로 1천만달러를 북한에 이미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고위 정보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감시가 너무 삼엄해 미사일을 반출할 수 없다"는 답신을 보냈으며 돈을 돌려줬다는 서류상 증거가 없다고 신문은 전해 사실상 이 돈을 북한이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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