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타이틀 박탈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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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펀치 드렁크로 복싱생활의 기로에 있는 프로복싱 WBC슈퍼플라이급챔피언 문성길(27·카멜 프러모션)이 지난 11일 돌연 논산훈련소에 입대, 2년3개월간의 정규 군복무에 들어감으로써 타이틀 박탈 위기에 놓였다.
문은 당초 82년 뉴델리 및 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제패한데다 86세계선수권마저 제패함으로써 병역특례법에 의해 군복무가 면제됐었다.
그러나 규정에 따라 문은 5년 동안 아마에서 계속 활약해야하는데 이 기간을 불과 6개월 앞둔 지난87년3월 프로로 전향함으로써 병역면제특혜가 소멸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문은 지난7월1일 입영통고를 받고 타이틀전으로 미뤄오다 결국 입대하게 된 것이다.
문은 지난10월20일 일본의 마쓰무라 겐지와 2차 방어전에서 버팅을 당해 5회 테크니컬 판정승으로 힘겹게 타이틀을 지켰다. 그러나 이때의 부상으로 양쪽 눈 옆 및 아랫입술 속 등을 31바늘이나 꿰매는 등 그 동안 휴식을 취해왔다.
특히 문은 2차 방어전 이후 두통증세에다 시력이 악화되는 등 펀치드렁크 증세를 보여와 고통을 겪어왔다. 문은 WBC의 지시에 따라 내년2월초까지 스페인에서 전 챔피언 나나 코나두(가나)와 지명3차 방어전을 벌이도록 돼 있다. 이 대전은 도전자가 과대하게 대전료(5만달러)를 요구, 결국 주최권 개최를 공개입찰에 붙인 결과 제3 프러모터에 낙찰, 스페인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한편 문은 군입대로 내년1월까지 복싱훈련 중단이 불가피, 2월의 타이틀 매치는 최소한 2개월 이상 연기할 수밖에 없게됐다. 그러나 WBC 호세 슐레이만 회장은 지난주 문이 소속한 카멜프러모션 김기윤 사장에게 『내년 2월 안에 타이틀전을 갖지 않을 경우 타이틀을 박탈하겠다』고 전화로 통보해온바 있어 군입대로 인한 공백은 문의 타이틀 유지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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