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형 수익증권 판매대금/투신사들 편법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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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총액 44%만 주식매입/나머지는 자체 자금난 해소에 활용
투신사들이 보장형 수익증권 판매대금중 상당부분을 사실상 자신들이 끌어다 쓰고 있다.
투신사들은 자금난을 덜기위해 이같은 자금운용에 나서고 있으나 감독당국에서는 이를 묵인하고 있는 형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대한·국민 등 3개 투신사는 지난 9월20일부터 보장형 수익증권발매에 나선후 최근까지 모두 1조3천5백억원어치를 팔았으나 이중 주식매입에 쓴 돈은 전체의 44%선인 6천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7천5백억원은 주로 단자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단자회사 등에 수익증권판매대금을 내놓으면서 단자사로부터 그 돈을 다시 대출받아 자신들의 자금난해소에 쓰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맡긴 신탁재산을 투신사가 직접 쓸수는 없으므로 단자시장을 매개체로 융통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관계전문가들은 투신사에 2조6천억원 규모의 수익증권판매를 허용한 근본목적이 증시안정인데 투신사들이 주가가 약세를 면치못하는 상황에서도 수익증권을 판 돈으로 주식을 사기보다 관련자금을 단자시장에서 운용하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신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대금을 어떻게 굴리느냐는 문제는 각 사의 운용전략에 따른 것이며 이를 단자시장에 내놓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장형 수익증권은 지금까지 전체물량의 절반이 팔렸으나 그중에는 기존의 수익증권을 해약하고 연 10%의 수익이 보장되는 이쪽으로 옮겨온 경우가 많아 당초 목적한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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