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라크 민간인 사망 개전 이래 한 달 최고 기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0월 한 달간 이라크 내 유혈충돌로 민간인 3709명이 숨져 2003년 개전 이래 월간 사망자로는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유엔이 이라크 보건부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수는 올 7월 3590명으로 최고조에 올랐다. 이어 8월에는 3009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9월에 3345명으로 다시 늘어난 데 이어 10월엔 7월 기록마저 넘어섰다. 미군도 이라크에서 지난달 103명이 사망해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보고서는 "종파 간 유혈사태가 민간인 사망자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며 "최근 바그다드 주변에서는 수갑이 채워져 있거나 고문 흔적이 있는 시체들이 하루에도 수십 구씩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또 "종교적 극단주의와 명예살인으로 인한 여성 사망자가 갈수록 늘고 있고 젊은 여성의 납치와 성폭행도 급증 추세"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10월 살해된 민간인 중에는 여성 351명과 어린이 110명이 포함돼 있다.

유엔은 이와 함께 "최근 몇 달 새 언론인.교수.변호사.의사.정치인.종교지도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피살 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라크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보고서는 "2003년 이후 160만 명이 이라크를 탈출했으며 최근에는 매달 10만 명 이상씩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