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학폭' 법정 선 이영하 "그렇게 나쁜 행동인지 모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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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에 휩싸인 야구선수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9월 2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폭 논란'에 휩싸인 야구선수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9월 2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등학생 시절 후배에 학교폭력(학폭)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26)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인 지난 2015년 1년 후배인 피해자 A씨에게 전기 파리채에 손가락을 넣으라고 하고 이를 거부하자 때리고 감전되게 하는 등 특수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만 전지훈련 당시 2학년 후배들에게 머리박기를 시키고 자취방 청소나 빨래를 시키거나, 성적 수치심이 들게 하는 노래와 율동을 시키고 거부하면 머리박기를 시킨 혐의도 있다.

이씨 측은 특수폭행 혐의에 대해 "(당시 대표팀에 소집됐는데) 대표팀에 소집되면 모든 스케줄을 대표팀과 함께 하기 때문에 학교에 가거나 학교 동선이 겹칠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만 전지훈련 당시 '얼차려'에 대해서도 이씨 측은 지난 5차 공판 때 "호텔 방이 굉장히 좁고 침대도 있는 상황에 8~10명 기합 등 폭행이 있을 수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이씨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의 1년 후배 B씨는 "집합이 있긴 했었고 얼차려 같은 부분은 한두 번 짧게 있었다"고 얼차려 사실을 증언했다. B씨는 피해자가 기억으로 그린 이씨의 자취방 구조도도 맞다고 답했다.

또 이씨는 당시 A씨에게 이름을 불러 유두를 뜻하는 'X꼭지'라는 별명을 대답하도록 한 사실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씨는 "입학하기 전부터 선배들이 장난식으로 시켰던 것이고 심각한 분위기에서 이뤄지진 않았다"며 "피해자가 별명을 대답하고 노래와 율동을 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내가) 시키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2년 구형에 대해 이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전혀 없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며 "피고인의 이름을 부르면서 별명을 답하게 한 것은 있지만 그 부분이 폭행이라든지 강요, 협박까지는 아니었고 관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씨도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나쁜 행동, 심한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최후 진술했다.

이씨의 혐의에 대한 선고는 오는 31일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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