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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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출근할 때 나는 다섯 아이 모두 겨울옷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한 손에 펜을 쥔 채 앉아 있지만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한국에 가 있다. 한 철이 지나면 그곳에는 얼마나 많은 재킷이 필요할까.”

이혼 후 청소일을 하면서 다섯 아이를 혼자 키운 마이아 에켈뢰브(1918~1989)의 일기에 바탕한 스웨덴 베스트셀러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에서. 1953년 한국에 대한 그의 걱정은 지금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걱정하는 마음과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