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논술 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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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초.중.고교생의 논술 교육이 강화된다. 학생들의 말하기.쓰기 등 토론과 표현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교과서 내용과 교사 학습지도 방법이 바뀌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2일 "초.중.고교생들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키워주기 위해 2009년부터 국어 교과서 내용을 토론과 글쓰기 위주로 보강해 논술 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2008학년도부터 대입 논술 비중이 최고 30%까지 높아지는 등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내년에 50억원을 들여 특별 논술 연수를 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 '논술' 공교육으로 흡수=현재 방과 후 수업 형태로 진행 중인 논술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된다. 내년 2월 교육과정 개정 내용을 고시할 때 초.중.고교 교과서에 논술 관련 내용이 대폭 반영된다. 교육부는 ▶2009년에 초등 1.2학년과 중1.고1 ▶2010년 초등 3.4학년과 고2 ▶2011년 초등 5.6학년과 고3의 국어 교과서 내용을 논술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어 교과서에 설명문, 실험 보고서, 요약문, 홍보 문구, 건의나 항의 글, 논증문, 서평, 시평, 논평, 제안서, 사설 및 칼럼 등의 논술 교육용 자료를 많이 실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생의 창의성과 판단력을 키워주기 위한 예시문을 보강하고 교사 지도 방법을 토론 위주로 바꾼다는 것이다. 특히 2009년부터 도덕.사회.과학 교과서에는 논술 관련 학습 목표가 추가된다. 학생들은 이런 자료가 담긴 교과서를 갖고 토론식 수업을 하게 된다. 교육부 황남택 학교정책실장은 "내년 1월까지 공청회를 거쳐 논술 교육 강화 방안을 확정하겠다"며 "2008학년도 대입과 관련한 논술 대책은 별도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 실효성엔 의문=전국 1437개 고교 중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논술 교육을 하는 곳은 963개다. 그러나 논술을 가르칠 만한 교사가 부족하다. 교육부는 논술 연수 교사 (5600여 명)를 내년까지 1만4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학교당 평균 10명이 학생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논술 지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연구활동 교사 동아리(5명 이내 구성) 1000개 팀을 이달 중 선정해 50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2주간의 논술 교육만으로 교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교과서를 손질해 초등학생부터 논술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학부모.학생의 불만을 의식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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