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배에 돈뺏긴 국교생 자살/“범죄 없애주세요” 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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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파트 동호수 알려줬다”고민
23일 오후9시30분쯤 서울 송파동 한양1차아파트 1동 1202호 신남호씨(53·원주지방 정선 국토관리청 소장) 집에서 폭력배에게 2천원을 빼앗긴 신씨의 외아들 영철군(11·송파국교 6년)이 『범죄를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30m아래 1층 경비실 베란다로 투신자살했다.
신군은 책상위에 놓아둔 일기에 『마지막 소원,이 사회 범죄를 없애주세요. 마지막 소원입니다. 부탁입니다』라는 유서를 적어놓았다.
어머니 방극재씨(51)에 따르면 신군은 이날 오후8시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아파트앞 가게에서 건전지 1개를 사오다가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에게 돈 2천원을 빼앗겨 고민했다는 것이다.
신군은 어머니에게 『돈을 빼앗겼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고민하다 방씨가 『얻어맞지 않았으면 괜찮다』고 안심시키자 「범인에게 아파트 동수를 가르쳐줬다」고 고민하다 자기방으로 들어간 뒤 창문을 열고 투신했다.
신군은 1남3녀중 외아들로 지난 1학기에는 반장을 지냈고 성적도 반에서 5등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으나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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