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가입은 자연스런 일”/곤츠 헝가리대통령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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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교통등 헝가리 기간산업에 투자희망
89년 2월1일 동구권 국가로는 최초로 한국과 대사급 수교를 맺은 헝가리의 아르파드 곤츠 대통령(68)은 3박4일간의 방한을 『가난과 고난을 극복한 경제발전에 대한 감명의 시간이었다』고 요약했다.
곤츠 대통령은 17일 오후 한국을 떠나기 앞서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잘 살게된 한국은 이제 헝가리에 투자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곤츠 대통령은 2차대전 때 레지스탕스에 가담했으며 56년 헝가리 혁명에 참여하는 등 반체제 활동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6년간 투옥되기도 했다. 이 「투시 대통령」은 『신의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방문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역사상 그렇게 가난과 고난에 시달렸던 나라가 이 정도로 발전한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 발전을 향한,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한국인의 집념은 대단한 정도이며 곧 발전의 열쇠인 것 같다.
­양국관계의 발전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헝가리의 대한 수출품은 주로 농산물이어서 급격한 증가가 없었지만 한국의 수출은 그동안 2배나 늘었다. 삼성·대우·현대 등 한국의 대기업들의 부다페스트 사무실은 양국 관계발전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이 헝가리의 교통·수송 등 기간산업에 투자해줄 것을 기대한다. 양국 기업의 합작투자도 증진되어야 한다.
우리는 자동차 기술이 약하므로 한국자동차산업의 협력을 기대한다.』
­한국의 북방정책에 대한 의견은.
『헝가리는 동구국가중 최초로 한국과 수교했고 동구의 다른 나라는 물론 소련도 우리의 전례를 따랐다. 국제사회에서 대화와 평화의 무드가 지속되는 한 중국도 뒤를 따를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과 한국의 유엔가입 문제도 논의했는가.
『헝가리는 한국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각국은 유엔에 가입할 권리가 있고 이는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과의 수교로 인해 헝가리와 북한의 관계는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됐다.
『우리가 한국과 수교한 것은 북한을 적으로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한을 친구로 하고 싶어서였다. 앞으로도 북한과 관계없이 남한과 관계를 발전시키겠다.』
­앞으로도 작품을 쓸 계획인가.
『대통령자리에 있다 보니 시간도 없고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 거의 쓰지 못했다. 임기가 끝나면 72세가 되는데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을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다.』<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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