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짜맞추기식 글쓰기는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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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내가 이것을 해야만 하는가
학생들에게 논술공부를 왜 해야만 하는지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 그나마"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학생은 좀 나은 편이다.
분명 왜 공부(학과 공부, 논술 등)를 하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당면한 과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학생은 반드시 목적을 성취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
① 스스로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는 학생은 반은 성공이다.
본인이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계속 주어진다. 주어진 과제를 얼마나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바로 이점이 대학뿐만 아니라 사회.국가가 요구하는 경쟁력의 핵심이다. "주어진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인재"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통합교과형 논술을 고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해결된다. 하지만 그런 문제가 주어졌을 때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느냐, 아니면 누군가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느냐는 바로 자신의 경쟁력이고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문제를 피할 것이냐 아니면 부딪쳐서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냐는 자신이 선택할 사항이다. 하지만 어떤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의 모습도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주어진 삶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개척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해결해 놓은 방법을 따라 수동적인 삶을 살아갈 것인지 말이다.
② 내가 존재하는 한 문제는 항상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싫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소중한 삶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무지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려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부모로부터 소중한 삶을 이어받는 순간부터 우리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돼있다.
어떻게 보면 태어나서 지금까지 호흡이 멈추지 않는 한 무수히 많은 문제에 봉착한다.
학교에 가고, 공부하고, 음식을 먹는 등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서부터 좋은 성적을 받고,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원하는 직업을 갖는 등 복잡한 문제도 있다. 또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나라면 어떻게 해결할까.
한 번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대학이 요구하는 통합교과형 논술의 실마리와 내가 이것을 왜 해야만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왜"라는 문제의식을 갖는 순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집중력은 향상될 것이다.
③ 학업성취도와 집중력 향상은 목적의식에서 시작된다.
내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달라진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통합교과형논술은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문제일 뿐이다. 이 문제를 피할 수 없다면 부딪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배워야 한다.
어떤 일이든 관심이 없다면 좋은 교육을 배워도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 그 관심은 목적의식에서 나온다. 또한 목적의식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왜 해야만 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작은 변화와 배움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 집중력은 곧 학업성취도 향상으로 이어져 자신이 원하는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 일상에 존재하는 문제는 곧 나의 문제이다.
학생들이 논술 문제뿐만 아니라 학업 방식에서 범하는 가장 큰 오류는 자신이 접한 주제를 벗어나면 배운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습관이다. 예컨대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논란에 대해 공부를 한 학생에게 '오존층 파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을 경우 첫 마디가 "배운 적이 없다"라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 앞서 너무 쉽게 포기하거나 배운 적이 없으니 나의 책임이 아니라는 식의 학습태도를 보인다.
사실 '새만금간척사업'이나 '오존층파괴'는 모두 환경과관련한 문제이고, 이는 곧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난 환경파괴와 관련한 문제다. 종국에는 인간 즉 '나'의 문제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① '나'를 둘러싼 많은 문제 곧 하나의'문제'임을 인식해라.
내가 존재하는 우주에 산재한 무수히 많은 문제는 크게 10여 가지 (생태계와 환경, 개인과 사회, 법과 윤리, 세계화와 문화, 여성, 교육, 정보화, 과학과 기술, 역사 등등)의 주제로 묶인다. 결국엔 하나의 인간의 문제로 묶여 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결국 하나의 문제일 뿐이다. 주어진 문제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데 있어서도 그러한 연결선상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도 아니라는 점이다.
② 오늘날 주어진 문제는 산업사회를 거쳐 형성된 문제가 정보사회 이후 곪아 터진 것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기계문명과 물질만능주의를 낳게 한 산업사회를 거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모든 삶의 중심이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돼 산업화 과정에서 곪은 문제들이 정보사회 이후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대학의 논술문제는 대부분 정보화 사회의 문제를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과거 사실을 이해하고, 현재 상황을 정확히 분석해, 미래 지향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논리적.비판적.창의적 사고를 유도한다.
③ 스스로 맛있는 밥상을 차려 보자.
문제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아무리 다양한 문제가 존재해도 10여 개의 주제로 정리돼 나(인간)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나를 둘러싼 일상 생활 속에서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는다면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틀에 박힌 해결방법에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교육 방식은 그동안 학생들이 '매뉴얼'을 얼마만큼 잘 암기하고 풀어내는가로 실력을 가늠하는 주입식 교육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스스로 밥상을 차리기보다 '차려진 밥상에 수저를 놓고 식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스스로 맛있는 밥상을 차린다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누군가 밥상을 차려주기를 기대하는데 너무도 익숙해져있다. 만약 아직도'매뉴얼'에 의존한 문제해결 방식을 고집한다면 자신이 품고 있는 미래의 희망을 접거나 축소하는 편이 낳을 것이다. 물론 갑자기 자신의 학습방식이나 생활태도를 변화시키기엔 부작용도 따를 것이고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 어려운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지금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인 해결방안을 가르쳐 온 논술교육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학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논슬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학생들의 천편일률적인 답안과 평가 방식에서 지적된 점은 그동안 요구해 온'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엄격하고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 문제에 반드시 정답이 있다고 가정하지 마라. 시험문제의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틀리는 것도 스스로 가정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거나 믿고 있는 것은 그러한 해결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객관적인 방안일 뿐이다.
예상되는 문제와 몇 가지의 모범 답안을 놓고 틀에 박힌 서론.본론.결론 등의 문장구조에 짜 맞추기하는 글쓰기는 용납되지 않는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과거의 생활.학습 방식이 비효율적이었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능동적.창의적인 사고력은 생활 의 작은 실천에서 비롯된다.

거인의어깨 논·구술연구소 02-564-2188, www.imeus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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