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아 기침약 품귀…“약 찾아 동네약국 다 돌아다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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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일 심각한 건 소아에게 쓰는 조제용 타이레놀 현탁액(시럽)이다. (환자 부모가) 약을 구할 수가 없어 동네 약국을 죄다 돌아다녔더라.”(서울 강남구 약사 민모(27)씨) “지난 주말 소아 환자가 직전 주보다 150명 정도 더 늘었는데, 검사하면 90~100% 독감 양성이다. 아이들 기침이 심할 때 처방하는 기관지 확장 패치제는 공급이 안 된 지 오래다.”(서울 구로구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

질병관리청 발표 자료(지난 19일)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독감 의심환자가 급증세다. 이들 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인후통 증상을 보인다. 발생 비율이 지난 4~10일(50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30.3명으로 조사됐다. 직전 주보다 1.75배 늘었는데, 특히 7~12세(58.9명), 13~18세(119.7명) 환자가 크게 늘었다.

수급에 특히 어려움이 있는 건 해열진통제로 많이 사용되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제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이다. 약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건 ▶최근 국내 독감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됐으며 ▶조제용 약제에 낮은 약가 적용이 이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긴급 생산·수입 명령’ 공고를 내고,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650㎎) 고형제 품목을 위기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했다. 또 1정당 50~51원인 아세트아미노펜 약가를 1년간 최대 9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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