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도 민주개혁 추진/의회 비밀선거법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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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산당권한 축소 개헌도 동의
【빈 로이터=연합】 알바니아 인민의회는 비밀투표와 후보경선을 허용하는 내용의 민주적 선거법을 통과시켰다고 알바니아 관영 ATA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인민의회의 이번 결정은 유럽 최후의 정통 공산국가로 손꼽혀오던 알바니아가 개혁의 길로 한 걸음 더 내딛는 조치로 간주되고 있으며,알바니아가 가입신청을 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가 파리에서 열리기 1주일전에 나온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내년 2월 실시되는 인민회의 선거를 앞두고 개정된 이번 선거법은 그러나 복수정당을 허용하는 조항이 없어 다당제가 일반적 규범으로 정착돼 있는 다른 동유럽국가들에 비해 정치적으로 알바니아를 여전히 뒤처지게 하고 있다.
새 선거법에는 후보가 집권노동당(공산당),노조 또는 작가나 여성조직 등 노동당 산하 조직들에서 나올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무소속 후보는 「국가의 이해와 상반되지 않는 견해」를 가진 자만 출마가 허용된다.
빈에서 수신된 ATA통신은 또 인민의회가 강경 스탈린주의 지도자였던 고 엔베르 호자 장군이 지난 76년 마지막으로 개정했던 헌법을 획기적으로 수정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키로 하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라미즈 알리아 인민회의 간부회의장은 13일 의회연설을 통해 알바니아가 이번 헌법개정에서 당과 정부의 역할을 따로 분리시키고 의회의 기능을 강화시키며 호자 장군 치하때 금지시킨 외국의 투자를 허용하는 한편 인권개혁 문제를 고려하는 것등을 규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개정 헌법이 회교사원과 교회가 폐쇄된 후인 지난 67년 내려진 종교금지령을 철폐하고 3백만명에 달하는 소수민족들에 대한 인권개선과 여행의 자유 등을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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