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생 해치겠다" 협박편지·전화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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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사는 학생을 해치겠다는 협박 편지가 강남 지역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잇따라 우송된 데 이어 협박 전화까지 걸려와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에 이 학교 교장 앞으로 협박 편지가 배달됐다. 같은 날 오후 강남구 B유치원에도 비슷한 내용의 협박 편지가 우송됐다.

자신을 '백색침묵'이라고 소개한 협박범은 A4용지 두 장 분량에 프린터로 인쇄한 편지에서 "지방대 공대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 취직도 못하고 있다. 이 나라는 일류대만 찾는 세상이다"며 "강남 8학군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죽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 형편이 이런데도) 강남의 부동산값은 폭등하고 있고, 정치도 불안하다"며 "국회의사당과 타워팰리스도 폭파하겠다"고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 대해 극단적인 불만을 가진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맞춤법이 정확하고 학교 주소도 제대로 적혀 있어 단순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편지의 발신지 소인이 찍힌 경남 마산에 수사팀을 급파, 용의자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 C초등학교에 "음식에 독극물을 넣어 학생들을 다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협박 편지 사건이 보도되기 전이어서 동일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철재.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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