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업교실>밑천 없이 도전할 수 있어 매력-손해보험 대리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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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밑천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우뚝 설 수도 있는 손해보험대리점이 사회활동을 원하는 30∼40대 주부들에게 매력있는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보험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이어서 보험상품의 판매에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러나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비해 단위가 작고 이 때문에 취급자의 소득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가입자들이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고 ▲설령 연고판매라 하더라도 부담을 거의 안겨주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고 종사자들은 밝히고 있다.
다만 통상 「보험아줌마」로 통하는 보험 모집인들과는 달리 보험감독원이 보통 월 1회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 허가증을 따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다.
허가증을 취득한 뒤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증을 발부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제일화재해상보험 대리점을 운영해온 주부 신혜선씨(31)는 『처음 6개월간은 월소득이 30만∼50만원에 그쳤으나 요즘엔 1백20만∼1백3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대리점은 집에서도 할 수 있고 계약을 맺은 보험회사가 전화·책상. 집기 등을 마련해 주는 합동사무실이나 지점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신씨의 경우 제일 측이 영등포지점 구로영업소 내 한편에 별도로 마련해준 공간에서 회사측의 지시나 감독을 전혀 받지 않고 제일 수정 대리점의 「대표」로 당당히 일하고 있다.
취급하는 보험종목은 ▲자동차책임보험·종합보험과 ▲보장성과 저축성을 동시에 갖춘 장기보험들.
자동차종합보험의 경우 보험금액의 7.5%에 불과하지만 유치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차를 새로 장만한 사람들이나 기왕에 보험에 가입해있는 지인들에게 1년만에 경신되는 보험계약의 취급자를 자신으로 해달라는 부탁정도는 친분관계로 「억지가입」하는 수가 적지 않은 생명보험에 비한다면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서 배터리가게를 하고 있는 남편을 도우면서 보험대리점을 부수적으로 하고있는 주부 정금순씨(38)는 가게의 단골손님들을 보험가입 고객의 60%로 확보하고 나머지는 친목모임 등에서 고객을 끌어들여 월 70만∼8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정씨는『배터리가게의 수입에 비해 보험수익은 별로 많지 않으나 가벼운 차량정비나 자동차부품을 갈러오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주는 방편으로 만 5년째 보험대리점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관계자들은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 카인테리어점·배터리가게·자동차매매를 하고 있을 경우 그들의 사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대리점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무자본 사업」에 속하는 손해보험대리점은 쉬운 일은 아니나 마음가짐과 성실한 노력으로 월 2백만∼3백만원의 수입도 바라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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