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깜짝 마중 간 이준석, 윤심·친윤 분리 대응 전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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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호 05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마중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심’과 당내 갈등을 분리하며 여론 살피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1일 성남 서울공항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귀국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표의 이날 윤 대통령 마중은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일정이었다고 한다. 함께 마중을 나간 성일종 정책위의장이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와도 참석 여부를 조율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전 9시반쯤 이 대표가 마중을 나오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날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도열해 있던 이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후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이번에 성과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하니까 (대통령의) 웃는 표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이 출국할 때 환송 행사엔 참석하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당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와 송 부대표만 공항을 찾았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재형 의원실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이 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허례허식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부합하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해서 안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 여당 대표가 참석해온 관례와 비교되면서 당내에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의 멀어진 거리를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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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 귀국길을 갑작스레 찾은 걸 놓고선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줘 당내 갈등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날 ‘친윤’으로 꼽히는 박성민 의원이 이 대표 비서실장직을 관두자 그 배경에 ‘윤심’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출국할 때는 과도한 의전을 없애는 분위기여서 원내대표가 갔는데, 지금은 원내대표도 출장 중이고 해서 내가 다녀온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분간 친윤 의원들과 윤 대통령을 분리하며 로키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 배경에 대해 친윤계의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이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제가 0.5초 정도 만감이 왔다 갔다 했다. 주변에서 어떤 압박을 받고 있을지 잘 알겠더라”며 “‘대표를 잘 모셔라’ 이런 얘기를 주변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저를 못 모셔서 그런 얘기를 하겠나. 말씀하신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표를 이끌라는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이 출국 중이라 물리적으로 대통령과 소통이 원활한 상황은 아니었을 거다. 그렇게 연계해서 생각하고 싶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는 7일 당 윤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당내에선 이 대표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 혁신위원회도 띄운 만큼 ‘개혁 대 구태’ 이미지 대비를 통해 여론전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 측근인 천하람 혁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흑화(선량한 사람이 악하게 변하는 것)’할 일은 전무하다.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여론밖에 없는 만큼 당대표로서 여러 필요한 개혁 과제를 제시할 것”이라며 “정면돌파 가능성이 99.9%”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선거만 하려고 당대표가 된 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당의 개혁 방향을 영속화해서 남겨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를 둘러싼 진실 공방에도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윤리위가 저를 건 것은 성접대 의혹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누군가를 교사했다는 의혹인데, 저는 교사도 안 했고 앞의 것(성접대)도 안 했다”며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했음을 증명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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