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 화장품」턱없이 비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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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세포재생」「피부노화지연」「혈액순환 촉진」등의 효과를 앞세워 화장품 제조 회사들이 고가로 판매하고 있는「순금 화장품 속에 순금의 성분은 거의 없고 피부미용 효능도 의문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국소비자 보호원이 지난 9월「순금」「골드」라는 이름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10개회사 27개 품목의「순금 화장품」중 상호 비교가 가능한 7개회사 영양 그림류 7종류(국산품 5·수입품 2)를 대상으로 함량검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밝혀졌다.
보호원이 태평양 화학의「아모레 지 파인골드 모이스춰크림」, 한국 화장품의「쥬단학골드리취크림」, 라미화장품의「랑스골드크림」, 주리아의「뷔오게닉 골드크림」등 조사대상 7종의 화장품을 검사한 결과 평균용량 41g당 순금 성분은 0.0469로 불과 0.l1%에 불과한 순금이 함유되어 있었다는 것.
태평양화학 제품의 경우 45g 중 순금 함유량이 0.023g(0.05%), 오스카사의「골드좀 뉴트리엔트크림」은 50g 중 0.030g(0.06%)정도였다는 것.
특히 주리아 제품이나 대훈 무역의「골든키 모이스춰크림」등 수입제품의 순금함량은 각각 0.09%, 0.06%(평균0.08%)에 그쳐 국산품 평균 함량비인 0.15%에 비해 더욱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순금 화장품」의 평균 가격은 5만5천원으로 일반 화장품에 비해 7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는데 각 화장품에 함유된 순금 가격은 평균 5백66원정도로 제품가의 1.0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시중 순금 가격 3.759당 4만6천원 기준).
한편 보호원 측은 최근「순금 화장품」의 미용 효과를 놓고 업계와 의학계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제하고 J병원과 P의원 등의 피부과 전문의들은『순금의 미용효과는 입증되지 않고 있으며 접촉 피부염 학회에 순금 화장품관련 접촉 피부염으로 여겨지는 사례가 보고됐다』『왕수에만 용해되는 순금이 미세한 입자로 피부에 흡수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태평양화학이나 한국 화장품은『순금의 미용효과에 대한 과학적 입증은 없다』고 말하면서도『전혀 미용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인삼효과와 같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효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보호원 측은 화장품 제조회사들을 상대로 ▲0.05g미만의 순금을 함유한 화장품에「골드」 「순금」등의 용어를 사용하는데 대한 규제 근거 마련 ▲순금 함량 표시 의무화 ▲「이온효과에 의한 호르몬 분비 왕성」「피부기능 세포 재생」「혈액순환 촉진」등의 과대광고 규제 ▲정부의 품목제조 허가시 순금의 피부미용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사부에 관련조치를 요청했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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