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축구 체육계 불협화 오래 갈 듯|"체육부와는 어떤 일도 협조 않겠다" 소외된 체육회 공공연히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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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남북 통일 축구」 개최와 관련, 체육부·체육회 등 체육 관련 기관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간에 개최된 통일 축구는 남북 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공을 세웠지만 이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체육부 내부는 물론 체육 단체 상호간에, 또 체육부·안기부간에도 서로를 비방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등 불협화가 두드러져 그 후유증이 장기화 될 전망.
그 가운데 특히 통일 축구를 주도해온 체육부는 대한체육회 등 관련 단체와 해마다 봄·가을 두차례 실시키로 한 체육대회 행사를 다분히 체육회의 반발을 우려, 취소하는 등 사태가 심상찮은 분위기다.
체육부의 주도 속에 완전히 소외당한 체육회는 공공연히 앞으로 체육부와는 어떤 일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
실제로 체육회는 남북 통일 축구를 위한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종렬 회장이 북경에 체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 체육부가 진행 과정 일체를 비밀로 했다는데 크게 격분했고 이 때문에 체육부 주관 워커힐 만찬에도 김 회장이 불참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게 주위 사람들의 분석.
체육부 안에서도 볼멘소리들이 적지 않다. 업무의 성격상 정동성 장관 독단으로 처리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었다는 것이 체육부 내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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